장독대 위의 친구
홍주빛
장독대 위 하늘 아래,
주홍빛 홍시 하나가
아침 햇살에 환하게 웃는다.
먼 길을 달려온
하얀 함박눈에게
잠시 쉬어가라며
어깨를 내어준다.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오며
품어온 이야기들을
조용히 들려달라 말하며
한동안 귀 기울여 듣는다.
그리운 소꿉친구처럼
장독대의 고요한 마음을
살며시 어루만져주고
오래도록 곁을 지켜주는
다정한 벗이다.
초록 새순이 돋을 때까지
달콤한 숨결을 잃지 않고
소녀들의 밝은 마음처럼
언제까지나
찬란히 빛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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