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서 보는 길 모퉁이,
그 자리에서 우리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도하게 됩니다.
‘하나님,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이 시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드리는 작고 조용한 기도의 고백입니다
-홍주빛
목적지에 닿기 전에,
마지막 길 모퉁이에 서면
두근두근, 불안불안…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선로 끝에 멈추면,
타고 온 기차에서 내려야 해요.
아직 몇 걸음 남은 햇살이
창밖을 길게 스치고 있어요.
하나님,
이 길의 끝엔 어떤 마음을 준비하셨나요?
펼쳐질 풍경이
낯설고… 그래서 더 궁금해요.
몇 해 전 떠났던 기차가
막막한 기적 소리를 울리며
마지막 굽이를 지나고 있어요.
내가 바라던 풍경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기다리던 나무가
그 자리에 없더라도 괜찮아요.
다만, 잠깐은 그 나무를
그리워하겠지요.
바다 속으로
노을이 가라앉기 전에,
거친 풍랑에 떠밀려가지 않고
가장 환한 빛이 닿는
그 길로,
한 걸음 한 걸음
당신 뜻대로 옮기게 하소서.
흔들리는 순간마다
당신의 숨결을 따라,
헛되이 흐르지 않고
한 줌 빛처럼 또렷이 남을 수 있는
그런 동행의 길로
걸어가게 해 주소서.
#기도의 언어 #삶의 전환점 #길모퉁이에서 #신앙에세이 #시로 기도하기 #불안과 믿음 #브런치북 추천 #홍주빛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