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라는 것에 대한 재정의
하루가 멀다하고 AI 소식이 피드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미 AI는 저 멀리 가고 있다... (나 델꼬가...ㅠㅠ)
난 아직 제대로 탑승도 못한것 같은데 이미 기술은 저 멀리 날아가 화성까지 가 있는 느낌이다.
불안함에 여러 자동화 AI와 에이전트들을 습득해본다.
어느새 "대화"와 "탭 키"로만 개발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하지만 습득하면 할 수록 의문이 든다.
앞으로 개발자는 그럼 어떻게 되는걸까?
혹자는 "AI를 잘 쓰는 개발자"만이 살아남는다고 한다.
또 어떤 사람은 개발자가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은 개발자가 "없어지는건 말도 안된다"고 한다.
다 맞는 말이다.
근데 계속 주어가 "개발자"인게 마음에 걸린다.
언제까지 "개발자"가 주어일 수 있을까?
세탁기와 청소기가 나오고 나서 빨래와 청소는 자동화가 당연해졌다.
기존에 직접 손으로 세탁하고 청소하던 것이 낯설어졌다.
"난 아직 손빨래를 해" 라는 사람을 보면 이제 미련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하지만 청소라는 행위는 필요하고, 로봇청소기라도 그걸 매니징하는 사람은 필요하다.
단지 청소'만' 하던 사람이 사라질 뿐이다.
'난 아직도 직접 코드를 손으로 써'라는 사람이 언젠가 미련해질 날이 올거다.
이미 그런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개발'만' 하는 사람은 곧 사라질 거다.
나도 예전에 개발만 하던 시간이 80%였다면 지금은 20%로 확 줄어들었다.
이 시점에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주제는
"개발자는 무엇을 위해 존재했던 사람인가" 이다.
청소와 빨래의 목표는 '집에서의 안락한 생활'을 위해서이다.
개발의 목표는 '사람들이 편하게 사용할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자는 결국 '사람들이 사용할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으로 포지션이 옮겨가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개발자라는 포지션과는 매우 다른 일이다. 물론, '청소 전문 업체'처럼 AI 개발을 고도화시킨 개발자의 길을 갈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 수요가 과연 얼마나 될까. 모두가 스스로 청소를 매니징할 수 있는데 굳이 전문가한테 맡기는 날이 올까?
나는 특출난 개발자가 아니다. 하지만 개발자라는 직업이 좋고 사용자들이 만들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이 좋았다. 프론트엔드 개발자였던 나는 좀 더 사용자 경험을 위한 설계를 하는 것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이런 고민이 드는 것 같다. 개발하는 업에 대한 본질을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그래서 그동안 멈추었던 독서를 다시 해보려고 한다. 책과 공책도 구매했다.
마케터시절에는 문장수집도 하고 컨텐츠 동향도 살피고 그러느라 책을 많이 읽었는데, 결국 답은 인문학에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내가 온전히 가진 생각을 손끝에서 연필로 표현하는 연습도 다시 해보려고 한다. (사실 요즘 뭐만 하면 다 AI한테 맡기니까, 간단한 문장조차 쓰지 못하고 뇌가 굳어버린 내 모습을 보고 받은 충격 탓도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불안하면서도 설레는 마음으로 Claude와 다시 대화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