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탐일가의 전문분야?!

by 홍난영

어떤 출판사는 특정 분야에 대한 책을 전문적으로 낸다. 100%는 아니지만 '따비'라는 출판사는 먹는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유유'라는 출판사는 공부나 글쓰기에 대한 책을 주로 낸다.


나도 그러고 싶었다. 어떤 분야를 전문으로 다루는 책들을 많이 내고 싶었다. 그래서 공부, 글쓰기, 반려동물이라는 분야를 내세워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전문 분야가 있다면 그 전문 분야의 글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입장에선 그게 쉽지가 않다.


그렇다면 할 수 없는 것인가?


아니다. 할 수 있다. 다만 '분야'의 전문을 둘 필요는 없다. 분야, 즉 무엇에 초점을 두지 말고 '어떻게'에 초점을 두면 가능해진다. 그래서 이런 글을 써봤다. 탐탐일가의 지향점은 이것이고 전문 분야와 상관없이 나름의 세계관을 끌고 나아가야 한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가늘고 길게' 계속 글을 쓰며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전자책 출판사가 되는 것이다. 전문분야는 각각의 개인이 정하는 것이다. 탐탐일가는 분야를 보는 게 아니라 사람을 본다.




종이책을 2권 냈습니다. 한 권은 안 팔려서 인세를 조금밖에 못 받았고(그것도 장기간에 걸쳐) 한 권은 출판사가 망해서(나름 지명도 있는 출판사였는데도 불구하고) 인세를 하나도 못 받았습니다.


종이책은 쓰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고생해서 책을 내도 내 손에 들어오는 인세는 적거나 없었습니다. 인지도? 저에겐 생각보다 도움이 안 되더군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이럴 바에 내가 확 출판사를 차려서 100원이라도 내 통장으로 바로 받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종이책은 일단 제작비만 해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죠. 어찌어찌 만들었다 쳐도 그게 잘 팔릴까요? 안 팔리면 쌓이는 재고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상태에서 다음 책은 낼 수 있을까요?


하지만 저는 글은 쓰고 싶었고 인세로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자책 전문 출판사를 차렸습니다. 제가 HTML과 CSS는 조금 알거든요. 창업비용은 0원이었습니다. 아. 출판사 면허세는 냈네요.


전자책은 종이책 쓰는 것보다 부담이 덜했습니다. 그리고 제 소원대로 천 원이든 만 원이든 매월 돈이 들어왔습니다. 물론 수익은 미미했습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전업작가로는 살 수 없는 이유죠. 저도 출판을 하면서 알바를 했습니다. 좋은 소식이 있다면 조금씩이나마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다만 미미할 뿐이죠. ^^;


아직은 고급진 취미활동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실망하진 않습니다. 출판 시장이 그렇죠 뭐. 게다가 제대로 된 홍보활동도 못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기껏해야 제 블로그나 SNS 홍보입니다. 1인 출판사의 한계입니다).


하지만 저에겐 나름 작전이 있습니다. ‘가늘고 길게’ 작전입니다. 저는 환갑 때까지 적어도 전자책 100권을 낼 겁니다. 이제 16년 남았습니다.


그동안 10권의 전자책을 냈습니다. 그중 3권은 우리 강아지들 이야기입니다. 강아지 이야기는 매월 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환갑까지 강아지들 이야기만 써도 앞으로 190여 권은 낼 수 있습니다(요즘 강아지들의 수명이 15~20년이라고 하니 특별한 일 없는 한 제 환갑 때까지 같이 살고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목표의 2배인 200권을 낼 수도 있겠네요. 뭐 강아지 책만 내는 건 아닐 테니 300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시간’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주제의 글을 쓴다면 책은 계속 팔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분야를 ‘공부’, ‘글쓰기/책 쓰기’, ‘반려동물’, ‘제주’로 잡았습니다. 전 시리즈로 출판할 수 있는 책 기획을 좋아합니다. ‘제주 강아지, 탐탐이와 제제’가 그거죠. 다른 분야에선 어떤 시리즈를 출판할지 계속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달마다 전자책’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전자책 출판사 탐탐일가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전자책을 100권 이상 씩 내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탐탐'일가’입니다. 참, ‘탐탐’은 탐구하고 탐험한다는 뜻입니다(탐탐일가가 먼저 만들어지고 강아지를 입양해서 이름을 탐탐이라 붙였습니다. ^^).


환갑을 지나 죽기 전까지 전자책을 내고 매월 두둑한 인세를 받는 그날을 그려봅니다. 한 20년 100권, 200권 전자책을 내면 지금보다 나은 수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쩌면 ‘탐탐연금’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련하다고 비웃을지도 모르겠네요. 혹은 ‘그게 되겠어?’라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제 색깔 드러내며 사는 게 더 좋습니다. 저는 남들처럼 사는 걸 제일 못합니다. 당분간은 알바를 계속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젊으니까 괜찮습니다. 더구나 제 작전은 ‘가늘고 길게’ 아니겠습니까.


혹시라도 저처럼 늙어서도 계속 자기다운 글을 쓰며 ‘가늘고 길게’ 살아가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탐탐일가와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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