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출판사를 하나 더 보탠 이유

도서출판 탐탐일가를 시작하며

by 홍난영

출판사 등록을 했다. 별 일 없으면 다음 주에 신고증이 나올 것이다.


인생은 참 재미있다. 계획에 없던 일들이 자꾸만 일어난다. 내가 제주에 와서 살게 될 줄도 몰랐다. 이사 오기 4달 전에만 해도 몰랐다. 출판사도 그렇다. 내가 출판사를 차릴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차리게 되었다.


IMG_2116.JPG 출판사 등록을 하고 오는 길에


코 앞의 미래도 예측할 수 없는 게 인생이다. 변수가 너무나 많다. 그리고 변덕스러운(?) 내 마음도 문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출판사 중 많은 숫자가 수익을 못 내거나 한 권의 책도 못 냈다고 한다. 그리고 금방 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들었다. 그런 출판시장에 내가 출판사를 하나 더 보탠 이유는 이렇다.


1. 나는 디지털 코쿤족이다


일단 내가 생각하는 '디지털 코쿤족'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글을 읽어보시라.

https://brunch.co.kr/@foodsister/4


내가 가장 나답게 사는 라이프스타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좋아하진 않았는데 이상하게 나이가 들수록 내가 원하는 분야의 책을 읽고 상상하고 고민할 때가 가장 즐거웠다. 급기야는 단편적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길게~ 길게~ 공부해보자고 결심했고 얼마 전부터 거의 하루 종일 공부하고 있다.


디지털 코쿤족으로서 무지하게 행복하다. 오전에 산책을 다녀오고, 길게 공부하려고 그려놓은 흐름도에 따라 책을 읽고 나름 분석한다. 그리고 글을 기획한다. 이런 라이프 스타일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당연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삶이기도 할 것이다. 오전에 놀고, 점심 후엔 자기가 원하는 거 하면서 사는 삶 말이다.


2. 그럼에도 돈은 필요하다


디지털 코쿤족에게도 돈은 필요하다. 그런데 스스로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상태가 주로 혼자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되도록 사람들과의 접촉이 없어야 했다. 물론 '디지털' 코쿤족이기 때문에 온라인으로는 다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이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1) 외주를 받는다


내가 가진 재능을 원하는 사람에게 외주를 받는다. 이를테면 글, 녹취, 아카이빙 등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지속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하나의 부수입으로 잡아둔다.


2) 내 콘텐츠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판다


내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파는 거다. 딱 떠오르는 건 전자책, 그리고 요즘 뜬다는 영상(유튜브, 아프리카TV 등), 그리고 팟캐스트 정도(팟캐스트는 당장 돈은 안되지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런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자책'이다. 영상과 팟캐스트는 고민은 하고 있지만 잘 모르겠다.


전자책을 내려면? 일일이 출판사를 섭외하는 건 너무 소모적이다. 그리고 일반적이진 않겠지만 내가 책을 냈을 때 판매량이 별로 없어서 큰돈을 벌지 못했다. 그나마 한 권은 출판사가 망해서 선인세를 제외하고는 10원도 못 받았다.


차라리 1권 팔릴 때마다 내 통장으로 입금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생각은 꽤 오래 했다. 몇 년은 됐을 거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있었다.


내가 어떻게 전자책을 만들지?


장벽이 되게 높을 거라 지레 겁먹었었는데 알고 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아, 물론 내가 90년대 후반부터 개인 홈페이지를 만든다고 깝죽대며 배웠던 HTML과 이고잉님의 생활코딩을 통해 배운 CSS가 큰 힘이 되었다. 프로그램은 Sigil이라는 무료 프로그램이 있었다. 표지만 어떻게 해결되면 뚝딱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나 스스로 전자책 2권을 만들어서 '도서출판 담론'을 통해서 출판하기도 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3065845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3065844


가능했다. 나도 전자책을 만들어 출판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놀라웠다. 그래서 출판사를 차려보기로 했다. 내 글은 내 맘대로 출판해보자. 물론 글을 개판으로 쓰겠다는 건 아니다. 최선을 다해 쓸 거다. 평가는 나의 최선과는 다를 수 있겠지만. ^^


3.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자, 이제 콘텐츠와 (나름의) 기술을 확보했다. 일단 콘텐츠는 내가 길게~ 길게~ 공부하면서 기록할 '문답 에세이'와 '탐탐일가' 무크지다. 콘텐츠에 대해서는 나중에 차차 이야기할 예정이다.


내가 가장 편안해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전자책과의 결합. 이렇게 내가 먹고살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이게 가능해지면 나는 '공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디지털 코쿤족 이어도 늘 방콕 하는 건 아니다.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갈 수도 있다. 그곳에서 편안한 공간을 사수할 수 있으면 된다. ^^;; 사실 역사 공부를 하면서 외국에 나가서 유적지나 박물관을 보고 싶다는 욕망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4. 내가 출판사 이름을 '탐탐일가'로 지은 이유


마지막으로 내가 출판사 이름을 '탐탐일가'로 지은 이유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탐탐일가는 탐구하고 탐험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내 실험이 성공한다면, 나는 나 혼자 키득거리며 살고 싶진 않다.


나처럼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이 어떠하든) 어떤 주제를 탐구하고 탐험해서 글 형태의 콘텐츠를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의 글을 출판해서 돈벌게 해주고 싶다. 그래서 그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 물론 많은 일들을 온라인으로 일처리를 할 거다.


내 실험이 망하면 탐탐일가의 원대한(?) 꿈도 사라지겠지만... 쩝. 이렇게 생각하니 좀 슬프다.


아무튼 생각은 오래 했지만 행동하지 못했던, 늦게나마 지난 2달간 열심히 준비한 '탐탐일가'. 이렇게 탐탐일가는 일단 나 혼자 시작한다. 작가도 나 혼자, 임직원도 나 혼자. 하지만 테스트가 성공하면 풍성한 일가를 이루게 되리라 믿는다.


고로, 일단 열심히 공부하고 최선을 다해 글 써서 책 내자. 고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