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창의 피아노(35화)

본선 무대

by MRYOUN 미스터윤

영창이 순서가 다가왔다. 자리에 앉아있던 영창이는 앞에 연주한 학생이 인사를 하고 내려오자, 곧바로 일어나서 피아노가 있는 무대로 올라갔다. 그리고 심사위원 선생님들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영창이는 그랜드 피아노에 앉아서 잠시 기도를 했다.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그것은 항상 시험을 보기 전에 기도를 하라고 했던 말이었다. 콩쿠르도 시험의 한 종류이기 때문이다.


영창이는 기도가 마치자 자신의 두 손을 피아노 위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비창 2악장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연주한 곡은 총 5분 25초를 연주했지만 심사위원들이 끝날 때까지 숨 죽이면서 듣고 있었다. 그만큼 곡의 연주에 매료되어 있던 것이다.


그렇게 곡 연주를 마친 영창이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시 심사위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내려왔다.


다음 연주자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이었고 영창이가 내려오자 자리에서 일어나서 무대로 올라갔다.


12시 30분 정도가 되었을 때, 예심 1차의 모든 연주는 끝이 났다. 예심 1차 결과와 예심 2차 결과가 합산이 된 후 그 결과를 합쳐서 평점이 가장 높은 1위부터 10위까지 총 10명이 본선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반장은 오늘 참가한 피아노 1학년 학생들과 함께 학교 대강당 지하 1층에 있는 교사 전용 식당으로 들어가서 선생님들 옆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반장이 말했다. "얘들아 오늘 모두 수고했어. 오후에도 우리 모두 연습해 온 것처럼 침착하게 잘하자..."


그렇게 친구들과 점심을 먹은 후에 예심 2차가 진행되는 건물 3층으로 올라갔다. 모두들 긴장이 풀려서 그랬는지 식사를 마친 후, 의자에 기대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영창이는 잠시 복도에 있는 창문 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반장이 나와서 말했다.


"영창아, 안 피곤해? 친구들은 죄다 쓰러졌던데,..."

"나? 글쎄다... 나도 누워보고 싶지... 그런데, 한 번 누워버리면 더 이상 일어나지를 못할 것 같아..."


"그게 무슨 말인데?"

"음... 그런 게 있어... 누우면 안 되는 이유..."


영창이는 초등학교 4학년 때에 부반장으로 학생들을 인솔하고 갔었던 소풍이 생각이 났던 것이다.


그날 친구들은 점심을 먹고 모두 바닥에 누워서 쉬고 있을 때, 반장이었던 진석이와 보물 찾기를 위해서 종이를 여기저기에 숨겨두고 다녔던 적이 있었다. 그날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아이들이 보물 찾기를 통해서 받은 선물들을 보면서 즐거워하던 것이 생각났다.


선물을 전해 주기 위한 방법이 편하고 간단한 방법도 많았지만 하필 그날 즐겁게 모두가 함께 놀아야 할 시간에 자신이 보물을 숨기고 다녔던 것이 이해가 안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버스에서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름 자신이 고생한 보람을 느끼게 된 것이다.


피아노 연주도 마찬가지다. 나만의 즐거움을 위해서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연주를 듣게 될 그 누군가를 위해서 내가 좀 더 노력하고 고생을 해야 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 잠시라도 편하게 쉬고 있게 된다면 그것은 중학교 1학년 수업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할 뿐, 어디에서도 오늘의 연주가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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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YOUN의 브런치입니다. 평범한 미술화가 및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 중입니다. 저의 글이 도전이 필요한 분들에게 힘이 되고 마음이 따듯해지기를 소망합니다(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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