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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힝고 May 18. 2018

숨겨졌던 ‘안네의 일기’ 에는 어떤 내용이?

안네의 일기는 당시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안네의 일기’ 가 전쟁 및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록으로써의 가치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 문학으로써의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것이다. 성장기 여성이 겪는 신체의 변화 및 주변 환경에 대한 당시 연령대의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이 상당히 솔직하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로 어제, 네덜란드 연구팀이 안네의 일기에서 당시 안네 프랑크의 성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을 추가적으로 발견했다.

해당 부분은 성적인 농담, 여성의 2차 성징, 피임 그리고 매춘에 대한 안네 프랑크의 생각을 다루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부분은 두 곳인데, 역시 이런 보도를 장기로 삼는 영국의 theGuardian 지에서 영번역한 것을 재번역 해 보면 아래와 같다.

“....a sign that she is ripe to have relations with a man but one doesn’t do that of course before one is married...”

이 부분은 생리에 대해 다룬 부분인데, 국문 번역하면 “....이는 여성이 남성과의 성관계를 가지는 데 익숙해진 신체가 되었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보통 결혼 이전에는 다들 성관계를 맺지 않는다....” 이다. 즉 20세기 중반의 유럽 역시 혼전 성관계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충격적인 부분은 바로 다음에 소개 될 매춘에 대한 부분이다.

“....All men, if they are normal, go with women, women like that accost them on the street and then they go together. In Paris they have big houses for that. Papa has been there....”

이를 번역하자면, “모든 일반적인 남성들은 거리에서 여성이 인사를 하며 호객을 하면 그를 따라간다. 파리에는 이러한 행위(매춘 및 호객 행위)를 위한 아주 큰 업소가 있다. 우리 아빠도 그 곳에 가 본 적이 있다.” 이다. 어허, 오토 프랑크 씨가 파리까지 가서 매춘을 했다는 것인가?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일은 아니다. 오토 프랑크는 독일 거주 당시에도 상당히 유복한 사업가였고, 따라서 바로 인접국인 프랑스 파리에 휴가를 위해서건 출장을 위해서건 방문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매춘 업소 출입에 대한 안네 프랑크의 더 자세한 생각은 공개되지 않아 우리는 아직 상상력에 의존해야 한다. 다만 당시 매춘이라는 행위가 남성들 사이에 굉장히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엿볼 수는 있다. (네덜란드나 독일 남성들이었을 테니 덕남, 화남으로 칭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바로 위에 소개한 생리와 성관계에 대한 안네 프랑크의 견해와 비교해 보았을 때, 고작 7-80년 전의 유럽 역시 여성에게는 일종의 성적 ‘정숙함’ 을 관념화시켰던 것은 사실일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오토 프랑크 씨가 전후 안네의 일기를 출판할 때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을 쏙 빼놓고(안네는 일기장에서 아버지를 비난하기도 했다.) 편집하여 출판했다가 상당한 비판에 직면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더욱 묘하다. 네덜란드 연구팀은 해당 부분이 다른 종이로 덧대어져 있었으며, 이는 안네 프랑크가 혹시 부모님이 일기를 보게 될 지도 몰라서 숨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과연 여기에 오토 프랑크 씨의 손이 닿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사실은, 안네 프랑크 자신이 스스로 성적 농담을 일기장에 기록하며 이에 대해 ‘Dirty Joke’ 라는 표현을 적어 두었다는 것이다. 섹드립이라는 것은 결국 인간의 본능과 직결된 발화의 방식이기 때문에 언제나 존재해 왔지만, 이를 각자 스스로가 부정적인 것으로 규정짓는 것 역시 시대를 이어져 내려오는 장구한 인간 역사의 한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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