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내심은 무한 리필이 아니다

자아 소모의 과학

by 김경훈

우리는 흔히 성실함이나 인내심이 마음먹기에 따라 무한히 솟아나는 샘물 같은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심리학의 돋보기를 들이대면 인내심은 샘물이 아니라 배터리에 가깝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쓰면 쓸수록 닳아 없어지고 결국 바닥을 드러내는 유한한 자원이라는 뜻이다.

오늘 지식은 살 안 쪄요 매거진은 당신이 왜 다이어트 중에 사소한 일로 화를 내는지 그리고 왜 오후만 되면 도덕성이 바닥을 치는지 그 비밀을 파헤쳐 본다.



웃음을 참았더니 힘이 빠진 사연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학교의 로이 바우마이스터 교수 연구팀은 인간의 인내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아주 얄궂은 실험을 설계했다.

참여자들에게 배꼽이 빠질 정도로 웃긴 6분짜리 코미디 영상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팀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은 마음껏 웃게 했고 다른 한쪽은 어떤 일이 있어도 웃음을 참아달라고 요청했다.


영상이 끝난 뒤 연구팀은 이들에게 악력기를 쥐어주고 얼마나 오래 힘을 줄 수 있는지 측정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웃음을 꾹 참았던 그룹은 마음껏 웃은 그룹보다 힘을 주는 시간이 20퍼센트나 줄어들었다.

고작 6분 동안 웃음을 참았을 뿐인데 근육을 지탱할 정신적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린 것이다.


여기에 초콜릿의 유혹까지 더하자 인내심은 더 처참하게 무너졌다.

눈앞의 달콤한 유혹을 참느라 에너지를 다 써버린 뇌는 정작 악력기를 쥐어야 할 때 항복을 선언했다.

무언가를 무조건 참아야 하는 상황은 다른 모든 일에 대한 인내력을 갉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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