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의 주름을 사랑하는 법
연구실의 인공지능과 씨름하다 보면 가끔 인간미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손때 묻은 가죽 백팩이나 묵직한 메일백을 만지며 마음을 달랜다.
가죽은 사용자의 습관에 따라 자신만의 주름을 만들고 에이징이 되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가죽은 금세 건조해지고 생명력을 잃는다.
가죽이 딱딱해지거나 갈라지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의 상실감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나만의 역사가 담긴 소중한 물건이 낡아가는 것이 아니라 망가져 가는 것을 보는 일은 꽤 가슴 아픈 일이다.
가죽을 제대로 관리해보겠다고 마음먹어도 시중의 화학적인 가죽 관리제들은 가끔 너무 인위적이다.
냄새가 너무 독해서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바르고 나면 번들번들한 인공적인 광택이 돌아 가죽 본연의 멋을 해치기도 한다.
특히 아끼는 가죽 재킷이나 구두에 정체불명의 오일을 발랐다가 얼룩이라도 생기면 그날의 기분은 0퍼센트 아래로 추락한다.
"가죽의 숨통을 틔워주면서도 가장 자연스럽게 보호해줄 녀석은 없을까"라며 선반 위를 더듬던 나의 손길이 마침내 노란색 단지에 멈춰 선다.
오늘의 인터뷰이는 독일에서 건너온 가죽 에센스의 대명사, 캐럿이다.
녀석은 천연 밀랍과 호호바 오일을 품고 있는 고집스러운 장인의 모습이다.
녀석의 뚜껑을 열자 은은하고 독특한 향기와 함께 단단하게 응축된 에센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녀석이 묵직한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가죽도 사람 피부와 같습니다. 영양이 빠지면 갈라지고 비명을 지르죠. 제가 천연 밀랍으로 얇은 보호막을 씌워 드릴 테니 걱정 마세요."
녀석의 말투는 정중하면서도 확신에 차 있다.
동봉된 스펀지에 녀석을 아주 소량 묻혀 가죽 백팩의 표면을 원을 그리듯 문지른다.
녀석은 "너무 많이 바르면 끈적거리니까 욕심내지 마세요"라며 나를 다독인다.
뻣뻣하게 굳어있던 가죽이 녀석의 손길이 닿자마자 생기를 되찾으며 부드러워진다.
번들거리는 가짜 광택이 아니라, 가죽 깊숙한 곳에서부터 배어 나오는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윤기가 손끝으로 전해진다.
녀석은 방수 능력도 탁월하다.
밀랍 성분이 가죽 표면에 얇은 막을 형성해 비 오는 날에도 든든한 방패가 되어준다.
물론 녀석에게도 주의할 점은 있다.
밝은색 가죽에 닿으면 색이 조금 짙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녀석은 "이것도 가죽이 성숙해지는 과정이라 생각해주세요"라며 능청스럽게 대꾸한다.
한 시간 정도 녀석이 가죽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기를 기다린 후 마른 천으로 닦아내면 작업은 끝난다.
구두부터 재킷까지 녀석의 보살핌을 받은 가죽 제품들은 마치 새 생명을 얻은 듯 유연해진다.
기계적인 인공지능의 세계에서 벗어나, 내 손때를 묻혀가며 물건을 돌보는 이 시간이 나에게는 가장 인간다운 휴식이다.
이제 가죽의 갈라짐을 걱정하는 대신, 녀석과 함께 멋지게 늙어갈 가죽의 주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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