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화장실에 불시착한 소형 제트기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가전제품의 죽음은 언제나 비극적이다.
특히 하루에 기본 두 번은 샤워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에게, 머리를 말려주던 옛 동반자의 돌연사는 국가 비상사태와 다를 바 없었다.
축축한 머리를 부여잡고 자주 가는 미용실 원장님께 긴급 SOS를 쳤더니, 원장님은 엄숙한 표정으로 이 녀석을 권해주었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제이엠더블유(JMW) 1600와트 항공모터 드라이기이다.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의 개운함은 잠시뿐, 젖은 머리카락이 어깨를 타고 내려와 옷을 적실 때의 찝찝함은 참기 어렵다.
특히 배스용품과 뷰티 디바이스에 진심인 나에게, 드라이기는 단순한 건조기가 아니라 외출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전략 장비이다.
하지만 기존의 드라이기들은 바람이 미지근하거나, 한참을 흔들어도 속시원하게 말려주지 않아 나의 소중한 아침 시간을 야금야금 갉아먹곤 했다.
"어디 시원하게 들이부어 주는 바람 없나"라며 텅 빈 손을 휘저을 때, 항공기 엔진을 장착했다는 괴물 같은 녀석이 나타났다.
드라이기 세계에도 계급이 있다면, 이 녀석은 아마 공군 참모총장쯤 될 것이다.
일반적인 드라이기들이 "선생님, 제가 살살 말려드릴게요"라고 속삭인다면, 이 녀석은 "주인님, 지금 즉시 이륙합니다! 꽉 잡으세요!"라고 외치며 가동을 시작한다.
풍량이 너무 센 나머지 가끔은 내 머리카락이 아니라 영혼까지 빨려 들어가는 게 아닐까 하는 묘한 공포심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손잡이가 접히지 않는 이 녀석의 꼿꼿한 고집은 수납장에 넣을 때마다 "내가 어디 감히 몸을 굽히겠느냐"라고 말하는 듯해 가끔은 헛웃음이 나온다.
오늘의 인터뷰이는 미용실의 전설, 제이엠더블유(JMW) 1600와트 비엘디씨(BLDC) 드라이기이다.
녀석의 몸체를 쥐었을 때 전해지는 묵직한 무게감은 "나 장난 아니야"라는 무언의 경고와 같다.
전원을 켜자마자 시작되는 굉음은 마치 활주로에 선 제트기 엔진 소리 같다.
녀석이 당당하게 말을 건넨다.
"작가님, 놀라지 마세요. 제 몸 안에는 항공기 엔진 기술이 들어있거든요. 일반 모터요? 저랑 비교하지 마세요. 탄소 가루 따위는 날리지 않는 깨끗한 바람입니다."
녀석의 목소리는 소음만큼이나 우렁차다.
실제로 녀석의 성능은 경이롭다.
1600와트의 효율적인 바람은 젖은 머리를 순식간에 휘몰아쳐서 말려버린다.
특히 냉풍 버튼을 눌렀을 때의 반응 속도가 압권이다.
미지근한 바람이 섞여 나오는 어설픈 냉풍이 아니라, 에어컨 앞에 서 있는 듯한 확실한 차가움이 느껴진다.
이 완벽한 냉풍은 내 모발 손상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산책 후 발을 씻고 나온 나의 소중한 안내견 탱고의 털을 말릴 때도 빛을 발한다.
탱고도 녀석의 시원한 바람이 마음에 드는지, 평소보다 얌전하게 바람을 즐기는 눈치이다.
녀석은 "작가님이 하루에 두 번씩 씻어도 저는 끄떡없어요. 반영구적인 수명을 가진 비엘디씨 모터거든요"라며 자신의 내구성을 자랑한다.
가끔 너무 시끄럽다고 타박하면 녀석은 "원래 엔진이 세면 소리도 큰 법입니다"라며 능청스럽게 대꾸한다.
가격대가 조금 높고 손잡이가 접히지 않아 수납이 까다롭지만, 이토록 빠르고 시원하게 머리를 말려주는 조력자라면 기꺼이 화장실 한 자리를 내어줄 가치가 충분하다.
이제 나는 매일 아침 제트기를 타고 하루를 시작한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하루 두 번 샤워해도 끄떡없는 반영구적 모터
탄소 가루 걱정 없이 건강하게 말리는 항공 엔진 드라이기 상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