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하면 항상 1,000원이 떠오른다. 그만큼 저렴한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팔아도 거의 남지 않을 것 같은 이 기업의 가치가 10조 원 수준이라는 걸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실제로 이 기업은 이미지와 다르게 박리다매가 아니다. 작년 기준 원가율 62% 수준으로, 전체 매출 3조 9689억 원에서 약 40%를 마진으로 남기고 있다.
파격적인 할인을 하는 이마트 원가율이 68.8% 수준인걸 감안하면, 브랜드 이름값이 쓸데없이 비싸기만 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다이소가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건 대부분 자체 상품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로 들자면 노브랜드 정도가 있겠다. 노브랜드 역시도 브랜드 거품을 걷어내고자 나온 컨셉이고, 이에 소비자들이 열광적으로 반응했으니 말이다.
다만, 노브랜드는 가면 갈수록 브랜드화되고 있는 느낌이라면 다이소는 여전히 소상공인 그 자체로 보인다.
생각보다 신상품도 자주 출시된다. 매월 약 600개가 출시된다. 총 약 3만 개 상품에서 트렌드에 따라 철이 지난 것들을 정리하는 동시에 신상품을 선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색조 화장품 하나가 입소문이 퍼지며 크게 인기몰이를 했는데
샤넬밤으로 유명한 아티 스프레드 컬러밤이 그 주인공이다. 가격은 3천 원인데 6만 원이 넘는 샤넬 제품과 비슷한 색을 낸다고 입소문을 탄 제품이다.
어찌 보면 짝퉁 상품으로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인기몰이를 하는 것을 보면 소비자들이 얼마나 가성비에 열광하는지 알만하다.
코로나 시기에 엉뚱하게 보복 소비로 명품 열풍이 오긴 했지만 경기불황으로 가성비 상품도 크게 성장했고 다이소 역시 큰 수혜자다. 최근 5개년 매출을 보면 매섭게 성장 중이다.
스프레드 컬러밤 성공사례를 보면 가성비 범위가 명품까지 확장되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어 미래가 더 기대된다.
게다가, '다있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카테고리는 가면 갈수록 더 다양해지고 있다. 다이소에 제약회사가 입점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원래 브랜드가 성공하면 우후죽순 따라 하는 업체가 많이 생긴다. 다이소 역시도 비슷하다.
다이소가 매섭게 성장하자 벤치마킹하는 업체도 많이 생겨났었다. 하지만, 그중 대부분 실패하고 사라졌다.
다이소가 워낙 가격을 저렴하게 팔다 보니 싸면 장땡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의 철학은 단순히 '싸게'만 판다가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성'이다. 저렴한 가격에 팔더라도 믿을만한 품질이라는 믿음. 이게 핵심이다. 이 신뢰성은 단순히 저렴하게 판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천천히 얻는 것이다.
당장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에는 다이소보다 저렴한 상품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다이소는 끄떡없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싼 가격만 표방하다 보면 당연히 제2의 다이소는 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