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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은나의것 Jul 02. 2018

나를 키운 것은 내 안에 있던 2할과의 싸움

내가 늙어 간다.

이제 가끔 머리를 빗다가 한 두 개씩 발견하는 흰머리에 '화들짝' 놀라지도 않는다.


요즘 들어 조급한 마음이 더 커진 것 같아 가만히 마음속을 들여다보니 이전에는 막연하기만 했던 물리적인 늙어감이 현실 속에서 조금씩 다가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독일에 오래 살면서 확실히 외모에 대한 감각에는 둔감해졌다. 한국에서는 얼굴이 작고 크고 살이 찌고 마르고 얼굴에 잡티가 있고 없고를 확인하고 살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들었거나 누군가 견디기 힘들게 만들어 주었으나 이곳에서 나는 어디서도 외모에 대한 이야기를 할 일도 들을 일도 없다.


그러나 내가 늘 어디를 가도 빠지지 않고 들었던 외모에 대한? 이야기라면 그. 놈. 의 '동안'이라는 소리.

이것은 독일에 와서 오히려 더 심해진 것으로 집에 온 상담사에게 문을 열어주자 '엄마 계시니?' 했던 사건부터. 여러 가지 일들이 내가 또래보다는 어려 보이긴 하나보다 하는 인식을 스스로에게 각인해 주곤 했다.


그래서 요즘 나에게 찾아오는 이런저런 변화들에...
 나는 더더욱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 

도 모르게 스스로의 늙어감을 겉껍데기의 얄팍한 속임수로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산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도 늙다니... 나도 늙고 있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가깝게 느껴지는 노년이 되면 이제 늙음보다는 죽음을 더욱 가깝게 떠올리게 될까?


시간이 없다. 하루 더 늦어지는 것을 견디기 힘들다.


나에게는 아직 꿈이 있다!


8할의 내가 말한다. " 넌 준비가 되었어. 시작해"

하지만 2할이 이야기한다.

 " 아니 아니 무슨 소리. 그 정도로 시작했다가는 그나마 남아있던 힘마저 다 써버리고 끝이날 걸.

그냥 고이 넣어두시게 그 꿈이라는 거"  


난 또다시 2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그래 시작한다. 지금.....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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