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서아빠 Nov 18. 2024

연문위키 - 16편. 왜 우리는 이러고 살까? ①

1. 인류의 조상이 나무 위에서 살 수 있었던 이유.

예전 학교 다닐 때를 돌이켜 보면 사람의 진화적 조상(원숭이)은 아프리카 초원의 나무 위에서만 살았다고 배웠어요. 그런데 우리 사람은 모든 대륙에 (심지어 남극에도) 살고 있잖아요? 어떻게 사람만 나무에서 내려와 넓은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었을까요?


그러고 보니 포유류 중에서 유일하게 사람만 전 세계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것 같네요. 사람이 전 세계에 퍼져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동물과는 달리 두 다리와, 손, 그리고 시각(눈. Eye)을 중심으로 사냥과 채집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주변 환경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포식자를 경계하느라 귀를 쫑긋 세우는 사슴 떼.

무슨 말인지 어렵다고요? 더 쉽게 설명해 줄게요. 사자나 호랑이와 같은 육식성 포식자(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동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포유류들은 언제나 포식자들을 피해 무리 지어 살거나(사슴, 얼룩말), 동굴이나 지하로 숨어 들어가거나(박쥐, 쥐), 밤에만 움직이거나(유령안경원숭이) 해서 포식자의 눈을 피해 살아남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이런 포유류들은 '잘 보는 것'보다 냄새를 잘 맡거나(후각),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거나(청각), 조그마한 낌새도 잘 느낄 수 있어야(촉각) 했어요. 그래서 눈의 기능이 크게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후각, 청각, 촉각과 함께 잘 볼 수 있는 기능(시각)도 뛰어나면 더 좋았을 텐데 왜 눈은 그렇게 발달하지 못했을까요? 


생명체의 특징 중 하나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이 되면 더 이상 기능을 강화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실 우리가 팔, 다리가 2개인 이유도 팔과 다리가 3개나 4개면 더 좋겠지만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거든요. 가장 효율적인 기능, 위치, 개수로만 유지하는 겁니다. 그게 자연이 살아가는 방식이지요.


참고로 인도 신화(또는 불교 신화)에 등장하는 아수라는 팔이 6개, 얼굴이 3개입니다. 아수라를 만나면 어딜 보고 얘기해야 할까요?





야생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는 자연환경에 적응하여 살아갑니다. 보호색도 생존의 방식의 일환이죠. 흰 눈 밭에 사는 북극곰의 몸 색깔은 하얀색인데, 그건 먹이 사냥을 할 때 눈에 띄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일종의 보호색이지요. 남극에서는 하얀 털을 가진 동물을 자주 볼 수 있지요. 

보호색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호랑이

그런데 유독 초원에 사는 동물들의 색은 주변 환경과 꽤 다른걸 느끼시나요? 왜 밀림의 동물들의 가죽이나 털은 초록색이 아닐까요? 예를 들어 호랑이는 누런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있고, 사자도 황금색 털을 자랑하지요. 기린도 누런색의 얼룩무늬를 가지고 있고, 코끼리는 회색 심지어 얼룩말은 흰색과 검은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왜 그렇게 눈에 잘 띄는 색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특히 얼룩말의 얼룩무늬는 파리나 모기를 오지 못하게 하기 위한 무늬라고도 하더라고요) 


사실 우리가 봤을 때 초원의 동물들이 눈에 잘 띄는데도 굳이 (우리가 보기에) 튀는 색을 보호색으로 가지는 이유는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포유류들은 2가지 색만 구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걸 ‘2 색각’이라고 해요. 포유류들은 우리와는 달리 초록색과 파란색 렌즈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요. 그래서 붉은색을 잘 구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밀림에서 가장 흔한 초록색과 동물 중 가장 흔한 노란색, 회색, 흰색, 검은색은 비슷하게 보인다는 거지요. 아마 알록달록한 풍선들을 봐도 동물들은 누런색, 푸른색, 흰색 정도로만 보이게 될 거예요.




그런데 우리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영장류(원숭이 등)들은 처음부터 다른 동물들과 달랐습니다. 참고로 포유류 중에서 물건을 잡을 수 있는 손(또는 발) 이 있는 동물을 영장류라고 하고, 영장류 중에서 고릴라, 침팬지, 긴팔원숭이처럼 꼬리가 없는 동물을 유인원이라고 해요.


원숭이들은 다른 포유류들과는 다르게 아프리카의 열대 초원의 나무 위에서 이동하며, 과일이나 작은 곤충들을 먹고살았어요. 그러니 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밀림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했던 건 바로 '눈(eye)'일 수밖에 없었겠지요. 온통 초록색으로 뒤덮인 밀림에서 빨갛게 잘 익은 열매를 찾는 '눈' 말이에요. 덜 익은 열매는 먹을 수가 없잖아요? 

적록 색맹이 보는 이미지(우측)


그래서 영장류의 눈에는 다른 포유류들과는 다르게 3가지 색을 보는 시각 세포가 있는 겁니다. (물론 새나 곤충들은 4가지 색을 보기도 하지요. 심지어 벌은 우리가 볼 수 없는 자외선도 볼 수 있대요.) 



작가의 이전글 연문위키 - 15편. 너의 이름은?⑦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