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젤라푸 Sep 07. 2021

태평양 건너온 벤츠 GLC, 새차만들기 유리막코팅&광택

바닷바람 3개월 맞은 벤츠 GLC, 유리막코팅 & 광택_디테일링샵 카발렛

기다리던 나의 GLC는 미국 땅을 떠난지 석달이 지나서야 김포에 닿았다.미국 동쪽 끝에서 생활하다 이사화물로 맡겨진 차는 트레일러에 실려 며칠동안미국 대륙을 횡단하고, 서쪽 끝에서 배에 실려 몇 주 태평양을 가로질렀다.예상보다 무려 한 달 넘은 지난 8월 어느 날,GLC는 생각보다 더 꼬질꼬질한 낯으로 한국 땅에 도착했다.


한 눈에 봐도 대대적인정비를 해야 했다.햇빛 아래 영롱하게 빛나던 차체에는 먼지가 눌어붙었고,군데 군데 새똥인지 하얗고 까맣게 얼룩도 져 있었다.눈에 보이는 상태만 해도 이 정도다.석 달 가까이 배를 타고 태평양 위에 머물며 바닷바람을 맞았기 때문에,염분과 습기에 노출돼 있었을 터.차의 오염을 전문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이유다.

검색하고 물어가며 성수동에 위치한 디테일링샵 카발렛을 찾았다.원래 성수동은 자동차 잘 만지기로 소문난 고수들의 집합소 같은 성지로도 유명하다.차 좀 안다는 사람들은 굳이 멀리서 성수동까지 찾아와 애마를 닦고 조인다.골목을 헤매다 보면 눈에 띄는 고급 차만 수십대다.카발렛도 말하자면 그런 차덕후들이 찾는 곳이란 뜻이다.


정보를 조금만 찾아봐도,카발렛만큼 소문난 디테일링 고수가 없었다.꼼꼼한 세차부터 섬세한 광택과 유리막코팅. 그리고 발수코팅 작업은 정평이 나있다.이름부터 차를 맡기면 철두철미하게 관리해줄 것 같은 느낌 아닌가?사실카발렛은 페라리와 마세라티 공식 수입사 FMK 서비스센터의 서울 유일 공식 파트너다.자동차 회사에서 수억원짜리 차를 아무데나 맡길 리는 없다.

카발렛에서 진행한 GLC 디테일링 작업은 대략 세 시간 반 정도 걸렸다.


외부세척,유막제거 &코팅,실내 정비,각종 틈새 정비를 진행했는데,아내와 같이 왔다면 차를 맡기고 성수동의 유명한 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고,거리에 뒤채는 카페에서향미 좋은 커피를 홀짝이며 가벼운 책이나 뒤적이기 충분했을 시간이다.어느 커플이 와도 모두가 만족할 데이트 코스!

<part 1 : 외부 도장면 세척 >

내 차는 유분,철분,등이 곳곳에 퍼져 있을 것으로 짐작돼 강한 압력으로 각종 이물질을 우선 떨어내야 했다.고압수로 차량 구석구석을 예비 세척했다.차량 하부까지도 물을 뿌렸다.


이 압력이 꽤나 세서 웬만한 이물질은 예비 세척에서 이미 떨어져 나간다.그리고 카샴푸로 미트질을 해 고착된 오염을 깨끗이 닦아 냈다.그리고 다시 고압수로 세척.에어건으로 틈새 물기를 빼 주고 외부도장과 프레임 안쪽까지 말려주면 1차 세척이 끝난다. 이 밑작업만으로도 차는 태초의 빛깔을 드러낸다.

여기에,크롬 몰딩 부분은 또 다른 세상이다.크롬은 강력한 고압수와 정성스러운 미트질로도 깨끗해지지 않는 부위들이 있다.


그런 부분은 사람의 손을 거쳐, 크롬 광택제로 때를 다시 벗겨내야 한다.카발렛 전문가들이 튜브에 담긴 특수 약품을 고루 그리고 섬세하게 바르고 문지르는 작업을 거치고 나서야 외관 세척이 끝났다고 할 수 있다.


사실,내가 머물던 미국 동쪽은 갑작스런 폭우가 잦은 곳이다.그런 환경에서는 길에서 만나는 비가 고압수고 세차다.여간해서는 세차장에 찾아가 물을 뿌리고 카샴푸로 닦아주는 일이 없었다.


반성해야 할 일이지만,그만큼 비가 잦았고,한 번 내리면 소나기처럼 사정없이 쏟아져 내렸다.그래서 외관조차 이렇게 시간 들여 닦고 문지르는 건 사실 처음이고,차를 출고할 때의 반짝임을 되찾은 것도 처음이다.

<part 2 : 유막 제거 >

외부 세척이 끝나면 유막 제거에 들어간다.나처럼 특수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한 번씩 유막 제거는 해줘야 한다.다른 차량에서 나온 배기가스와 함께 유분 성분이 먼지와 섞여 유리창에 달라붙어 막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차를 깔끔하게 관리하고 세차를 자주 해도 비오는 날 금세 전방이 뿌옇게 보이는 건다 유막 때문이다.한국에서 세단이나 해치백 타던 시절,고압 세척기와 카샴푸는 내게도 익숙한 도구들이지만,유막제거 작업부터는 일반인과 장인의 차이가 생긴다.

유리부분을 깨끗하게 세척하고 난 뒤 유리와 유리가 아닌 부분이 만나는 모든 라인에 마스킹 작업을 한다.


전문 약재와 기구를 쓰기 때문에,혹시 모를 도장면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이다.거실에 셀프 페인트 작업할 때 저런 테이프를 발랐던 기억이 난다.저 테이핑 작업도 만만한 일은 아니다.성질 급한 사람은 못해낸다.

마스킹 작업까지 마치면 폴리셔를 돌려가며 유리면전체에 작업을 하고,큰 광택기가 닿지 않는 구석은 미니 폴리셔로 교체해 놓치는 부분이 없도록 밀어낸다.유막 제거한 부분에는 발수 코팅 약품을 발라준다.


모든 면에 고르게 발라주면 하얗게 얇은 막이 생기는데,유리면에 빈틈없이 약품을 펴서 발라준다.

그리고는 다시 버핑타올을 써서 약품이 발린 모든 부위를 닦아 낸다.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싶은데, 물이 닿았을 때 시안성에 큰 차이가 생긴다.이건 비를 맞아보면 안다.웬만한 비는 와이퍼를 쓸 필요도 없다.다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part 3 : 숨은 때 벗기기 >

카발렛에서는 눈에 띄는 부분뿐 아니라,엔진룸, 문열었을때 보이는 프레임안쪽, 몰딩사이, 트렁크 프레임, 주유구 틈새 부위까지 닦아낸다.먼저 다목적세정제를 사용해서 때릴 불린후에 스팀으로 세척한다.


워낙 오래 묵은 때들은 스팀만으로 잘 제거되지 않아서 다목적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다.이런 작업을 보면 꼼꼼하게 혀를 내두른다.

시트도 마찬가지.우리 차는 베이지 컬러 시트이기 때문에 때가 눈에 잘 띄는 편이다.처음 살 때에는 고급스럽고 깔끔해서 좋았는데,아무래도 짙은 컬러에 비해 오염이 눈에 잘 띄는 건 어쩔 수 없다.


카발렛에서는 구석 눈에 잘 띄지 않는 오염까지닦아내고 가죽보호 제품을 바른다.보통 세차할 때 실내는 물걸레로 휙 닦고 마는 게 대부분인데,카발렛처럼 내장 보호 제품으로 관리하면 오염도 방지되고,관리도 조금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카발렛에서 디테일링 작업을 하고 며칠 뒤 폭우가 쏟아졌다.비는 거의 일주일 내내 내리고 그치고를 반복했다.그런 중에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릴 일이 생겼다.늦은 밤이었고,차는 많지 않았다.


와이퍼를 굳이 작동하지 않았는데,빗방울이 떼구르르 굴러가는 게 보였다.그걸 지우기 위해 와이퍼를 작동하면 오히려 시야를 가렸다.그 섬세한 작업의 결과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태평양을 건너며 쌓인 때가 잘 벗겼겠지,하는 짐작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많은 정보를 원한다면,"포플린 Life Story"

매거진의 이전글 준중형SUV의 대안,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닮은 XT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