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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선 Jun 26. 2024

돈 앞에 무너진 천륜(2)

그녀가 생각났다.

그녀가 생각났다.

나를 많이 따르던 후배

지금은 잘 살고 있을까? 혹시 아직도?


(前) 골프선수 박세리 씨가 아버지의 부채를 감당해야 했던 사연이 공개되었다.

가끔 예능프로에 나온 모습을 보면서 잘 살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숨겨진 사연이 많다. 

부모자식이라서. 가족이라서 드러낼 수 없었던.

한 번씩 터져 나오는 인기스타들의 부모님과의 얘기가 안타깝다. 

부모의 빚과 도박, 사치 등으로 인한 돈(채무)를 갚다가  

더 이상 감당을 못한다고(안한다면서) 인연(천륜)을 끊고 산다는.


전 국민이 알게 될 정도로 떠들썩했으니 그들 부녀사이도 온전할 리 없을 것 같다.

박세리가 기자회견에서 보인 눈물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

"(아버지) 금전문제가 처음이 아니다. 더 이상 채무는 책임 안질 것"이라고

밝히는 그 심정이 얼마나 참담했을까.

오죽했으면... 가족 간의 속사정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했을까?

어쩌다가 그 지경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아버지'(박세리 vs 손흥민)라는

내용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가 관심을 끌었다.


얼마 전 그의 책을 읽은 터라 더 공감이 되었다.

손웅정의 책(2024년 난다출판사)

책에는 그의 삶과 철학이 배어있다.

자식에 대한 생각도 명확했다. 훌륭하고 멋지다.

세계적인 선수로 훌륭하게 자식을 키워낸 아버지답다. 

손흥민선수가 받는 연봉이 엄청날 텐데도 

그는 자식의 연봉이 얼마인지, 재산이 얼마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자식 돈은 자식돈, 내 돈은 내 돈이라는 마인드가 명확했다.

자식 돈에 왜 숟가락을 얹으려고 하는가? 

자식 돈은 자식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결혼한 큰 아들(손흥민선수의 형)이 어디 사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알 필요도 없다고.

자식 사는 데 가서 부담 주는 것도 싫고 그래서 자식집에 안 간다는 것이다.

그래도 부모인데 너무 야박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한편 그것도 현명한 모습일 수 있겠다는 인정도 되었다.

완전히 독립된 부모 모습, 닮고 싶다. 

나의 가치관과 지향점도 비슷해서.


문득 생각난 후배 얘기를 하자면..

그녀(그녀의 형제 포함)도 아버지로 인해 고통받고 있었다.

어려서는 사업하는 아버지 덕분으로 많은 것을 누리며 아주(?) 잘 살았다고 했다.

지방 소도시에서는 이름 꽤나 날렸던.. 사업가 아버지.

그런데 그녀가 중학생 무렵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집안이 폭망(?)했다고 한다. 

학교 선생님이 된 언니. 형부, 작은 사업을 하는 남동생의 도움으로 

부모님이 생활하신다고 했는데 

80살이 되신 아버지가 아직도 사업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시고 일을 벌인다고 했다.

그 뒤처리(감당)는 언니와 남동생 몫이 된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가 되었고.

번번히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이번에는 이번에는 하면서' 미련을 못 버리신다고 했다.

호화롭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아버지를 말릴 재간이 없다며

걱정 한 가득이던 그녀의 모습이 기억난다.


미용실에 염색을 하러 갔다.

수다를 좋아하는 원장님이 박세리선수 얘기를 꺼낸다.

"박세리선수 아버지는 왜 그랬데요? 자식 인생을 망쳐도 분수가 있지? 뭔 일이래요?"(원장)

"그러게요. 참 안타깝네요. 박세리선수가 번 돈만도 엄청날 텐데.. 

 재산을 그렇게 잃어버렸으니.."

 운동이 얼마나 힘든데.. 그렇게 번 돈을 아버지가 사고를 쳐서 갚아주었다고 하니.. 참!!"(나)

세간에 오르내렸던 누구누구네 부모의 사연도 줄줄이 나온다.

영화배우, 가수, 운동선수 등등..

"부모가 아니고 원수네요, 원수..  어쩌다가 부모 자식 간이 그렇게 되었을까요?

 자식인생도 망치고 본인도 그렇고.."(원장)

"부모 자식은 각자 독립을 해야 해요. 경제적. 심리적으로..

 자식 돈이 부모 돈이 아니고 부모 돈도 자식이 넘봐서는 안되죠."(나)

"맞아요.. 저도 같은 생각이고 그렇게 살 거예요."(원장)


부모 자식은 경제공동체가 아니고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부모도 자식도 서로를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해야 한다. 

서로의 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부모는 자식 돈이 내 돈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자식이 성공하고 돈이 아무리 많다고 할지라도)

자식들도 부모 돈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고 욕심내서도 안된다.

(부모가 여력이 되어서 주시면 감사하게 받을 일이지만)

내가 번 돈이 내 돈이고 내주머니에서 쓸 수 있는 돈만이 내 돈이다.


돈 때문에 부모 자식 간에 인연(천륜)을 끊는다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부모도 자식도 독립이 중요하고 반드시 그래야 이유가 그것이다.


돈!

돈이 뭐길래?

돈은 잘못이 없다.

그 돈을 다루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을 뿐.

돈은 잘못이 없다.


지금 행복하자.

happy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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