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錢)의 전쟁
"저는 아들 둘에게 똑같이 나눠 줄 거예요. 노후에 쓰고 남은 재산이 있으면.. "
"재산 나누는 게 무 자르듯이 똑같이 나눌 수는 없어. 그렇게 안되더라.
조금 더 주는 자식도 있고 더 가져가려는 자식도 있어서... 똑같이 준다는 건 힘들걸?"
아들 만 둘씩 둔 목메달(?) 엄마들이다.
탁구교실에서 만나 친해졌고 이런저런 자식 얘기를 나누는 사이다.
60대인 언니들은 자식들 모두 결혼을 시켰고 나는 두 아들 모두 미혼이다.
"엄마는 너희들 결혼에 관여할 생각 없어. 결혼해도 좋고 안 해도 상관없어.
너희들의 행복이 가장 소중하니까. "
자식들이 결혼 안 한다고 걱정하고 손주가 없다고 속상해하거나 안달하는 부모도 있지만
결혼과 자녀를 낳는 문제는 온전히 자식들의 몫이고 선택이다.
독립한 자녀의 일에 관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자식은 자식의 인생을 사는 것이고 부모는 부모의 인생을 살면 되는 것일 뿐.
인생 선배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운다.
"자식들 결혼시키니까 좋으세요? 결혼시키고 나면 걱정할 일도 없죠?"
"자식 걱정 해봐야 소용없어. 지들(자식)만 잘 살면 되지. 간섭할 필요도 없어.
그냥 신경 끄고 알아서 살라고 하면 돼. 그게 제일 속편해" (60대 후반 연숙 언니의 말이다)
"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그렇게 하려고요."
"자식들한테 재산을 미리 나눠주지는 마.
내 몫은 노후를 위해 꼭 남겨둬야 해. 자식 의지할 것도 없고.. "
"그럼요. 저도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우리 아들이 달라졌어요'
얼마 전 아들을 결혼시킨 희정언니의 하소연(?)이다.
결혼 전에는 기프트카드든 뭐든 생기면 몽땅 엄마를 갖다 주던 아들인데..(언니가 반강제로 뺏은 듯?)
결혼을 하더니 제 몫을 챙기고 상납할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다.
친가에 오면 갖고 갈 것 없나 살피기만 하고
그것이 조금 서운하고 당황스럽다고 했다.
"그게 당연하죠. 아들이 결혼했는데.. 제 살림에 보태려고 하겠죠? 뭘 기대해요?
제 몫으로 나온 것은 그냥 주세요. 언니 노후나 잘 챙기시고 자식들 더 줄 생각하지 마시고요."
자식들에게 이것저것 준 것도 많은 것 같다.
금(金)도 주고 토지(땅)도 증여를 해 줬다고 했다.
새 며느리에게까지 땅을 증여해 주고 싶다고 한다.
"언니는~~ 무슨. 며느리까지 땅을 주려고 그러세요. 노후에 쓸 돈으로 남겨두시지.."
주어도 주어도 또 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 내리사랑이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
TV광고 중에 아이가 할머니를 신나게 부르면서 오는 장면이 있다.
할머니를 외치는 데 그것은 할MONEY라는... 웃픈 광고다.
광고내용은 손주를 사랑한다면 손주의 미래에 맞춰 신탁상품에 가입하라는 것인데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다.
연숙언니는 손주가 있다.
어느 날 손주가 와서는 "할머니, 자전거 샀어요. 돈 주세요." 하더란다. 헐~~ 이건 뭐지?
(보아하니) 아들네가 시킨 것 같다며.. 돈을 챙겨주면서도 기분이 찜찜했다고 한다.
자식한테 주는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한 푼이라도 챙겨가려는 모습이 서운했다는 것이다.
"언니 진짜 할MONEY 되셨네요. 앞으로 할MONEY 많이 찾겠는데요.."
두 아들에게 섭섭지 않게 재산도 나눠준 거 같은데..
아직 끝난 것 같지 않은 느낌(?)이다.
자식 주는 것이 뭐가 아까울까? 마는
부모도 사람인지라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 감정적인 면에서.
쩐(錢)의 전쟁
돈 문제는 어느 집이나 비슷한 것 같다.
많이 있으면 있는 대로, 또 없으면 없는 대로
단순히 법적. 금전적 문제가 아니라 가족 간의 감정과 가치관이 얽힌 문제라 더 복잡하다.
CHatGPT(AI)에게 물어본다.
'자녀에게 재산을 분배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CHatGPT(AI)가 알려준다.
1. 1/N로 균등하게 나누기
- 장점은
명확한 공정성, 법적 분쟁 가능성 최소화, 부모의 부담 감소, 장기적으로 공평한 결과가 가능
- 단점은
각 자녀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함, 부동산 같은 비균등 자산 분배 어려움, 가족 관계 악화 가능성
부모의 의도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음
2. 필요 기반 분배 :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자녀에게 더 많이 주는 것
3. 기여도에 따른 분배 : 부모를 돌본 자녀에게 더 많은 몫을 주는 것
4. 유산 대신 생전 증여 활용 : 자녀들이 필요할 때 미리 재산을 나누어 주는 것
5. 상속 계획을 미리 공유하고 논의하기 : 유언장을 작성하고 가족들과 미리 충분히 논의
6. 신탁설정하기 : 일정 금액을 신탁에 넣고, 자녀들이 일정 기간 또는 특정 조건을 충족할 때만
재산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방법은 1번 1/N로 균등하게 나누기다.
그렇게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단점이 있다.
자녀의 상황이 다를 수 있고 부동산의 경우 분배의 어려움이 있고
자녀들의 공평함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똑같이 나누면 문제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럴 수 있겠다 싶다.
연숙언니의 경험담이 맞을 수도 있겠다. 무 자르듯이 똑같이 나눌 수 없다는..
공평함이란 무엇일까?
공평은 각자의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부모가 의도를 설명하고
자녀들이 납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족 간 신뢰가 있다면 부모의 뜻을 존중하면서도 형제끼리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한편 유산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 반드시 가족 간 화목을 보장하지 않을 것도 같다.
지인의 얘기다.
부모의 재산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오 남매간에 불화와 다툼이 생겨서 왕래조차 끊었다고 했다.
장남에게만 재산을 많이 물려준 것이 다른 형제들과의 형평성과 불만을 가져왔고
혼자 남은 노모를 부양하는 문제로 까지 번진 것이다.
장남은 재산만 물려받고 노모 부양은 나 몰라라 하는 입장이다. 다른 형제들은 그런 장남이 못마땅하고.
그런 중에 노모는 둘째 아들(노모를 부양했던)에게 물려줬던 돈 2천만 원을 돌려받아서
장남에게 주려고 한다는 것인데,
그 일로 인해 다른 형제들이 노모를 향해 원망을 쏟아내고 한바탕 난리가 났다는 것이다.
분란의 중심에는 부모의 처신과 역할이 있었다.
재산 갈등이 소송전으로 비화되고 남보다 못한 가족으로 남는 경우를 많이 본다.
"엄마 아빠는 너희들에게 이 만큼씩 줄 생각이야.
그 나머지는 엄마 아빠 노후를 위해 온전히 쓸 것이고
대신 너희들에게 엄마 아빠 노후에 대한 부담은 하나도 없게 할 거니까 걱정 말고.
엄마 아빠가 다 쓰고 남는 재산이 있으면 둘이 똑같이 나눠가져. 그건 너희들 복(福)이고 몫이니까.
엄마 아빠가 없더라도 돈 가지고 싸우지 말고 우애 있게 잘 지내라고 주는 선물이야 "
두 아들에게 당부를 해두었고 그 바람이 잘 지켜지기를 소망한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중요한 것은 미리 자녀들과 소통하고 부모의 의도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자녀들이 불만을 갖지 않도록, 이유를 설명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잘 이해시키고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부모는 자식을 똑같이 사랑하고
공평하게 재산도 나누어주고 싶다.
100프로 만족은 없겠지만 이해와 소통, 사랑이 있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부모의 처신과 역할은 더 중요하다.
부모 역할과 처신이 쉽지 않은 문제지만
부모이기에 그 역할도 잘 해내야 할 것 같다.
부모와 자녀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서.
지금 행복하자.
happy now
사진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