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1000만 원인데…

다른 집은 3000만 원이래요

by 김태선

마음이 자꾸 복잡해진다.

며칠 전 기사 하나를 읽었는데, 쉽게 넘길 수가 없었다.

“우린 1000만 원인데… 다른 집은 3000만 원이래요”

출산 축하금을 두고 적정 금액을 묻는 글이었다.

우린 1000만원.JPG 관련기사 캡처(파이낸셜뉴스 26. 4.27일 자)

처음엔 그냥 요즘 세대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읽다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왜인지 모르게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았다.

나도 이제 곧 며느리를 맞이하고, 손주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생각만 해도 설레고 기쁜 일인데, 한편으로는 이런 이야기들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출산이라는 건 참 큰일이다.

아이 하나를 세상에 내놓는다는 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면서도,

동시에 엄청난 부담이 따르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부모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보태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그게 꼭 돈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전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 마음이 ‘얼마냐’로 먼저 평가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1000만 원이면 적은 돈일까. 누군가에게는 큰돈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건, 그 돈을 건네는 사람의 마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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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지인이

출산한 며느리에게 캘리 글씨로 예쁘게 '축하한다'라고 쓴 봉투에

축하금 2천만 원(천만 원짜리 수표 두 장)을 담아서 줬다고 했다.

"그렇게나 많이요? 저는 아들이 둘인데.. 손주 낳으면 저도 그만큼 줘야 할까요?

에고~~ 돈 많이 모아야겠네요.."

농담반 진담반이었지만... 곧 눈앞에 닥칠 현실이기에 살짝 걱정도 되었다.

한편 돈이 있다면 그 정도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또한 부모 마음이니까.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 ‘감사’보다 ‘비교’를 먼저 하게 되었을까.

예전에는 작은 것 하나에도 고마워했던 기억이 있다.

커피 한 잔이든 물 한 잔이든

누가 뭘 해주면 “고맙다”는 말이 먼저 나왔고, 그 마음이 크게 남았다.

그런데 지금은 자꾸만 남과 비교하게 된다.

“다른 집은 더 해줬다더라”, “요즘은 이 정도가 기본이라더라”

이런 말들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걸 보면,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는 걸 실감한다.

사실 나도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아니다.

며느리를 맞이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이 정도는 해줘야 하나’ 고민하게 될 것 같다.

혹시라도 부족하게 느끼지는 않을까, 괜히 서운해하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다시 묻는다.

“나는 왜 이걸 해주려고 하는 걸까”

남들과 비교해서일까, 아니면 정말 기쁜 마음에서 일까.

답은 분명하다.

나는 그저, 내 자식이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는 그 순간이 고맙고 기뻐서,

내 마음을 조금 보태고 싶은 것뿐이다. 그 마음이 변질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며느리와도 좋은 관계로 오래가고 싶다.

그래서 더 조심하게 되고, 더 생각하게 된다.

돈보다 중요한 건 결국 마음이고, 관계는 숫자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내 마음은 이런데.. 며느리 마음은 어떨지 모르겠다.

혹시 돈 액수로 다른 이와 비교하거나 서운한 마음을 갖는 건 아닐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러면 많이 서운할 것 같다.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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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나부터라도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려고 한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진심을 전하는 것. 그리고 혹시라도

받는 입장이 된다면, 그 안에 담긴 마음을 먼저 바라보는 것.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

그게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지만

그래도 나는 그 마음을 놓치지 않고 살고 싶다.

아마도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지금 내 나이,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모든 불행의 시작은 비교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 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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