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로 간 하늘 씨!

하늘나라에서는 꼭 행복해야 해요.

by 김태선

청년의 이름은 ‘하늘’이었다.

그 이름 때문(?)인지 너무도 빨리 하늘나라로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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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이른 아침, 골프 연습장을 갔다. 연습장 문 여는 시간이 아침 6시 반이라서 7시 조금 넘어 운동을 간 것이다. 그런데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

문 앞에 남자 회원 두 분이 앉아 있었고 문 앞에는 상중(喪中)이라 적힌 글씨가 보였다. 일 년 내내 문을 여는 연습장인데 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집안에 누구 어른이 돌아가셨나요?” 낯익은 회원에게 물어보니

“어젯밤에 하늘이가 교통사고로 죽었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분도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네? 하늘씨 가요?" 깜짝 놀랐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어쩌다가 그런 일이….”

급히 발걸음을 돌렸다. 마음이 진정되지가 않았다.

아까워서 어쩌나? 아직 서른도 안 되고 결혼도 안 한 청년인데….

청년의 얼굴이 아른거리고 금방이라도 어디선가에서 나올 것만 같았다.

연습장에 나오는 친구에게 하늘 씨의 부고 소식을 알려주며 명복을 빌어주자고 했더니

모두들 깜짝 놀라서 믿기지 않는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비슷한 또래의 아들들을 둔 엄마들의 마음은

내 자식을 잃은 것만 같은 상실감이다.


하늘 씨는 골프 연습장 사장의 아들이었다. 큰아들 또래의 스물예닐곱 살의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청년이었다. 아침부터 밤 10시 연습장 문 닫을 때까지… 일요일 하루만 빼고 거의 매일 연습장을 지키고 있었다.

젊은 친구가 온종일 연습장에 메여있으면 연애는 언제 하나 싶어서 안타까웠는데….

그래서인지 여자 친구와도 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밤사이 안녕이라더니!

사고 난 날 아침에도 ‘안녕히 가세요’라며 수줍게 인사하던 그 모습이 생생한데…. 그날 밤늦게 사고를 당한 것이다.

인명은 재천(在天)이라고 하지만 왜 그렇게 빨리 갔나 원망스럽고

착한 청년을 너무 빨리 데려간 하늘이 아쉽고 야속했다.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것을 ‘참척(慘慽)’이라고 한다. 이 세상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참혹한 슬픔이라는 뜻이다. 그 무엇으로도 그 슬픔을 위로해 줄 수 없다.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부모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줘야 할까? 그 부모의 얼굴을 보는 것은

힘든 일이다. 일주일을 연습장은 못 갔다. 자식을 잃은 부모와 마주하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도 고민이고

그냥저냥 안 간 것이다. 아니 못 간 것이다.

연습장 여기저기 하늘 씨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 같아 조금 무서운 생각도 들고

어디선가 하늘 씨가 보일 것도 같고 마음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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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꽃다운 청춘 피워보지도 못하고 하늘의 별이 된 하늘 씨의 명복을 빌어본다.

하늘나라에서는 자유롭게 훨훨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하면서 잘 지내길….

하늘 씨! 친절하게 해 줘서 고마웠어요. 짧은 인연이었지만 착한 청년 만나서 감사했어요.

하늘나라에서는 하늘 씨 꼭 행복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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