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주식회사가 등장한 건 1602년 네덜란드다. 네덜란드 동인도히사는 주식회사로 출범했고 대중들이 주식을 사고 팔 수 있게 됐다. 기원으로만 따져도 2000년, 그에 주식거래의 역사는 400년이된다. 코스피 지수가 시작 된 해가 1983년이니, 그 전에도 주식시장은 있었지만, 그 해를 주식시장의 역사를 1983년을 기준으로 잡아도 좋을 듯 하다. 1983년을 기준로하면 대략 40년이 조금 넘은 기간이다.
2000년 역사 중에 한국 사람이 주식을 제대로 접하기 시작한 기간이 40년이라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주식투자가 제대로 대중화가 되었다고 말 할 수 있는 건 2020년이 아닐까. 2020년 전만해도 사회적인 분위기는 주식하면 무조건 패가망신이요 도박으로 집안 말아 먹을 짓이라는 평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주식을 한다는 말에 그렇게 극단적으로 주식투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줄은 것처럼 보인다.
주식을 거래한다는 것이 사실 우리에게는 그리 익숙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주식으로 돈을 번다는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이거나,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나와는 상관 없는 이야기, 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건 뭔가 주식투자의 비밀을 알고 있거나 대단한 정보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로 치부하고 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주식투자대가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돈을 잘 버는 회사의 주식을 사고 그 회사가 꾸준히 매출과 순이익을 올리는지 주시하면 주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이익을 내는 회사를 찾아내는 것도, 그리고 그 회사가 꾸준하게 매출을 올리고 순이익을 내고 있는지 관찰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주식은 아직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영역으로 남아 있어 보인다.
땅을 사고 판다는 기준을 주식에 비교하면 조금 더 이해가 쉽지 않을까 한다.
농업사회였던 조선은 땅이 거의 유일무이한 부의 원천이었다. 조선시대로 돌아간다면 어떤 땅을 사겠는가. 척박하고 주변에 물이 없는 땅을 사겠는가 아니면 지하수가 꾸준히 올라오고 주변에 강이 있는 거기에 옥토로 이루어진 땅을 사겠는가. 당연히 후자다. 상식 중에 상식이다.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상식. 만약 후자의 땅을 샀다면 사자마자 약간 오른 땅값에 땅을 팔겠는가 아니면 벼를 수확하고 판매하여 이익을 내겠는가.
아마 내가 그런 땅을 샀다면, 강이 마르지 않는한, 지하수가 더 이상 올라오지 않는 이상 땅을 팔 일은 없을 것 같다. 농업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농사 짓기에 유리한 땅의 가격은 더욱 올라 갈 것이 뻔하다. 또 다른 상식은 내가 땅을 사자 마자 벼가 자라거나 땅 값이 하루만에 두배가 뛰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땅을 샀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것이 아니다. 농사를 지어야 하고, 수확량을 매해 올릴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도 찾아야 한다. 그렇게 이미 좋은 땅에서 더 많은 수확량까지 더해지면 당연히 땅값은 올라간다.
만약 그런 좋은 땅을 누군가 갑자기 나타나 헐값에 매각하라고 한다면 땅을 팔 사람은,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이상,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매일 같이 찾아와 헐값을 부른다면 마치 그 땅의 가격이 그 헐값처럼 느껴질 수는 있다.
그 땅을 가지고 있으면 있을수록 땅값은 오르고 부가 쌓여 갈 것이라는 사실에 반대를 할 사람은 극히 드물지 싶다.
농업사회에서 공업사회로 넘어온 지금 농지보다 더 삐산게 도심지의 땅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땅이라 한다면 아마 강남일 것이다. 강남 땅이 비싼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사무실 공실과 상가의 공실이 줄어든다. 강남 땅 노른자위에 위치한 건물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그 누가 거절을 하겠는가. 이렇듯 땅에 대해서는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 땅에 대한 거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대대손손 교육되어 왔기 때문 일 것이다.
주식을 사서 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하지만 주식에 있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잘 이해하지 못 하는 것 같다. 아니, 의구심을 품는 다는 말이 더 적합한 말일 수도 있겠다. 땅과는 다르게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주식투자의 대가들은 좋은 땅을 사는 것과 좋은 회사의 주식을 사는 투자를 똑 같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제 시작하는 기업이 있다. 1억이 초기 투자금이고 1년에 천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연 10%의 수익율이다. 만약 이 회사의 지분을 10%, 그러니까 1천만원을 매수한다면 1천만원으로 연 10%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사게 된다. 은행 예적금은 많이 줘도 최대 #-4% 이내다.
좋은 회사에 투자하고 그 이익을 함께 나누는 것이 주식투자의 핵심이다. 물론 함께 투자를 하다 보면 잡음이 날 수 있다. 어떤 좋은 땅을 지분을 나눠 사도 똑같이 신뢰가 깨지고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렇기에 좋은 회사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이 생긴다. 좋은 회사에 대한 정의가 단순히 돈을 많이 번다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버는 회사의 주주가 됐다 할지라도 그 회사가 그 이익을 주주와 나누지 않으려 한다면, 이는 돈을 많이 버는 회사이지 투자하기 좋은 회사는 아니다. 투자 전 경영자에 대한 신뢰도도 중요하게 보고 분석한 뒤에 투자를 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흔히 10년 전에, 5년 전에 그 주식을 샀다면 이라는 말을 많이들 한다. 주식시장을 스마트폰으로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주식이 어떤 수익율을 안겨 주는지, 좋은 회사의 주식을 오래 들고 있다면 어떤 수익율을 낼 수 있는지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과거에서 이어지는 현재의 증거를 봤음에도 미래를 믿지 못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만약 좋은 회사의 주식을 사서 장기투자를 결심했다면, 좋은 땅이 가격이 오르는 것을 믿듯, 좋은 회사의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