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시대, 독일의 '이원적 대표체계'에서 배우는 파트너십 구축 전략
노노갈등은 단순히 두 노조 간의 조합원 쟁탈전이나 교섭 주도권 다툼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복수노조 허용 이후, 이 갈등은 단체교섭력 약화, 조직 내 불신 심화, 행정 및 갈등 비용 증가 등 기업 경영의 근간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가 되었습니다.
HR 전문가로서 우리는 이 현상을 사업장 내부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노사 대표 체계와 법·제도적 환경이 얽힌 복합적인 구조의 산물로 심층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노사관계 비전을 수립해야 합니다.
갈등의 근본 원인을 이해해야만 비로소 효과적인 중재와 제도적 재설계가 가능해집니다.
한국의 복수노조 갈등은 사업장 단위의 지부/지회 중심 운영이라는 한국형 산별노조의 구조적 한계와, 교섭권 및 과반수 지위를 둘러싼 경쟁적 환경에서 매우 직접적으로 나타납니다.
이에 대한 강력한 시사점은 독일의 이원적 대표체계(Dual representation system)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교섭 주체(산별노조): IG Metall과 같은 산별노조가 산업 수준에서 임금 및 단체협약을 주도합니다.
현장 참여(작업장평의회, Works Council): 각 사업장에서는 근로자 대표 기구인 작업장평의회가 현장 쟁점(근무 조건, 안전 등)을 조율하며 실질적인 공동결정(Co-determination)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모델은 단일 노조의 권력 집중을 막고, 노사 간의 책임 공유와 협력을 제도적으로 보장합니다.
실무자들은 이러한 '조합주의 + 근로자 참여'의 균형 모델을 이해하고, 한국의 노사협의회나 근로자대표제를 어떻게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의 장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노노갈등 완화를 위한 HR의 전략적 대응은 단기적 중재를 넘어선 장기적인 제도 재설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첫째, 내부 중재자의 역할 재정립이 필수적입니다. 경영진은 노노 갈등의 구조적 긴장 요소를 객관적으로 진단하되, 특정 노조에 편향되지 않도록 공정성과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부당노동행위 리스크 관리와 직결됩니다.
둘째, 공정대표의무의 명확한 준수를 통해 소수 노조의 권리와 정보 공유를 보장하고, 투명하고 형평성 있는 협상 절차를 제도화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독일의 사례처럼, 노사협의회와 같은 기존의 참여 제도를 강화하여, 노조가 단순 교섭 주체를 넘어 조직 전략에 대한 공동 의사결정 및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참여 기반 제도 설계'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갈등 비용을 줄이고 노사 간의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핵심 동력이 됩니다.
참고문헌
김태기. (2010). 복수노조 허용과 노동관계 패러다임 변화: 갈등 가능성과 제도적 정책 과제. 한국노동연구.
황성수. (2015). 한국 노동법상 기업별 노조의 지위와 산별교섭의 문제. 한국노동연구원.
The ILO. (2007). Industrial Relations: A Multidisciplinary Review (Chapter on Dual Representation Systems in Europe)
OECD. (2019). Good Jobs and the Role of Social Partn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