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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lee Apr 19. 2022

킬링디어


1. 코로나로 인해 예상치 않게 일주일 간의 휴가(?)를 얻게 돼서 남는 시간에 이런저런 영화, 드라마, 유튜브 영상 등을 많이 봤다.


2. 자주보는 영화 리뷰 유튜버의 영상 중 “킬링디어”에 대한 리뷰를 우연히 보게 됐는데 상당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였다. 그래서 한번 보기로 했다.


3. 리뷰를 보고 영화를 봐서 리뷰어가 제시한 시각의 틀 안에서만 영화를 보게 돼서 좀 아쉽긴 했지만 킬링디어가 엄청 친절한 영화는 또 아닌지라 리뷰없이 봤으면 이해를 했을까 싶기도 했다.


4. 결국 인간이  또는 자연의 섭리 앞에 얼마나 무력해질  있는지를 보여준 영화였다. 곡성이 많이 생각났었고 특정 장면에서는 버닝   장면이 연상되기도 했다.


5. 해석의 여지가 있겠지만 결국 마틴은 신 또는 자연의 섭리 또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그 무언가의 존재인거고, 그 존재가 내린 저주 앞에서 합리적인 엘리트이지만 인간이라는 한계를 지닌 스티븐은 처참하게 무너지고 만다.


6. 신이나 초자연적 현상 앞에서 인간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곡성과 유사한 주제의식을 가진듯 보였다. 차이가 있다면 곡성은 “신의 낚시”에 종구의 딸인 효진이가 걸려들었다면 스티븐은 (과실여부를 떠나) 마틴의 아버지의 죽음을 야기했다는 측면에서 마틴의 “저주”는 어찌보면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저주였다. “당신이 내 가족의 생명을 앗아갔으니 나도 당신의 가족 중 한명의 생명을 거두어가겠다. 다만 누가 죽을지 선택은 당신이 해라.”


7. 스티븐은 인간의 합리성의 상징과도 같은 “과학”을 통해서 마틴이 내린 저주의 원인을 의학적으로 규명하고 치료하려 했으나 종국에는 마틴이 규정한 게임의 룰에 굴복하게 된다.


8. 스티븐은 아들과 딸 중 누구를 죽일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도 마지막까지 “합리”에 기반한 선택을 내리려 애를 쓴다. 아들과 딸의 특성을 살펴보고 학교 선생님을 찾아가 아들과 딸의 장단점을 묻고, 선생님에게 둘중 누가 나은지 물어본다. 그러나 결국 답을 얻지 못하고 스티븐이 선택한 방식은 “운”이었다. 결국 마틴이라는 신이 내린 운명을 받아들였을뿐만 아니라 누구를 죽일지 결정하는 것 또한 합리와 이성이 아닌 운에 맡긴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킬링디어는 인간 이성의 철저한 패배를 그린 영화다.


9. 마틴 역의 배리 케오간의 연기는 진짜 미쳤다. 아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초자연적인 존재 그 자체였다. 개인적으로는 마틴이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스티븐에게 역설하며 저주의 내용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던 병원씬과 자신이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내 가족을 죽였으니 니 가족도 한명 죽이는 것이 가장 “정의”에 가깝다고 말하던 스파게티씬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10. 이런 류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지라 개인적으로는 매우 괜찮은 영화였다. 여러번 보고 여러 해석들을 찾아보고 싶어지는 영화다.


11. 문득 든 생각인데 배리 케오간이 연기하는 “조커”를 볼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킬링디어 #배리케오간 #영화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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