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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다이어터 May 30. 2021

입양하지 말고, 그냥 하나 더 낳으시죠?

입양 002

2018년, 넷째를 입양하면 어떨까 하는 질문에 대해 답을 얻고 싶었다. 과연 우리집도 입양이 가능할까? 일단은 상담을 해보고 싶었다. 사실 우리집은 친생자녀가 셋이나 있기에 갈급한 건 아니었다. 거기다가 입양 조건 중에서 "충분한 재산" 부분이 부담이 팍 되었다. 


마침 우리집에서 가까운 곳에 유명한 입양기관 사무소가 있었다. 담당자가 정년퇴임을 앞두신 분이셨다. 그리고 충격적인 말씀들을 하기 시작했다. (100% 리얼)  


1. 아기 욕심이 있으시네요. 넷이나 어떻게 키우시려고요? 

2. 친생자녀가 셋이나 되는데, 차별 안 하고 키울 자신 있으세요? 

3. 아직 젊으신데 입양하지 말고, 그냥 하나 더 낳으시는 건 어떠세요?

4. 입양은 나이가 좀 있는데, 자녀가 없는 분이 하는 거예요.  

5. 요즘 입양할 애가 없어요. 기다려도 힘들 거예요. 

6. 돈 많으세요?  돈 많이 없으신 거 같은데 입양 어려울 거예요. 

7. 꼭 입양하실 거면 신청은 가능한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당황해서 아무런 답도 안 했다. 일단 알겠다고 하고 나왔다. 알고 보니, 35년 전에 입양을 담당하셨다가 다른 업무만 하셨고, 문제를 좀 일으켜서, 퇴임을 앞두고 지역 사무소에 배치가 된 분이셨다. 집으로 돌아와서 정신을 차리고, 본부에 전화를 했다.  


"제가 입양 상담을 갔다가 이렇게 안내를 받았는데,  이 내용이 귀 기관의 공식 의견인가요?  그러니깐 입양은 나이가 있는데 애가 없는 돈 많은 부부가 하는 게 맞나요?"    


본부 담당자가 깜짝 놀라며, 바로 사과를 했다. 지금이라도 댁으로 찾아가서 사과를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사무소 담당자에게 확인해서 문책하겠다고 하고, 본부에서 우리 가족을 맡아서 진행하겠다고 했다. 일단 본부의 신속한 대처에 다른 말하지 않고, 입양을 진행하기로 했다. 


입양의 첫출발이 심상치 않았다. 느낀 점 2가지.  

1. 우리 사회가 입양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겠구나 

2. 입양기관도 전문성이 떨어지는구나. 아무나 이 일을 하면 안 되겠구나. 


아무튼 우리집 넷째 입양의 출발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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