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쓰 Oct 16. 2020

노키아를 죽인 ‘심플’, 핀란드를 되살린 ‘심플’

빠르게 처리하는 것은 느리고 정확한 것보다 낫다. 적어도 지금은.

1. Article Summary – theme is ‘Simple’

1) 빠른 의사결정이 성장률을 높인다.

90년대 세계를 호령하던 샤프의 몰락의 이유는 꼼꼼한 의사결정이다. 현재 기업이 처한 상황과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회의를 하지만, 이제는 변화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즉단즉결이 필요하다. 회의를 통해 미래에 다가올 리스크를 대비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회의실에서 리스크를 대비하던 시대는 끝났다. 샤프는 세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히트상품을 내놓았으나, 2000년대 이후 나타난 액정 단가의 하락, 한국과 중국의 급성장과 같은 변수에 대응하기에는 너무 꼼꼼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회의 소집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기업이 나타났다. 인텔은 회의를 하고자 하는 사유를 적어 허락을 구하도록 하였고, 구글은 모두가 모이는 회의를 1년에 2회만 시행하고 이후에는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게 하였다.

기술의 발전은 빠른 의사결정을 돕는 인공지능까지 등장하게 하였으며, 경영판단의 근거를 제시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i CEO)


2) 민첩한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글로벌 리더의 공통적인 고민은 시대의 빠른 변화이다. 5년 전, 10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기술이 지금은 우리 생활 곳곳 침투하고 있다. 세상이 빨라진 만큼, 기업도 속도를 내지 않으면 도태가 되기 쉽다. 쉽게 말해 한 쪽눈에는 현미경, 다른 쪽에는 망원경을 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탄성회복력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무 같은 물질이 압력을 받아 외형이 변하고, 이후 급속히 원래 모습으로 회복할 때 외부로 에너지를 방출하는 성질인데,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리스크를 아예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빠르게 배우고 적응해, 회복하는 속도가 중요하다.

대기업도 스타트업과 경쟁하는 시대이다. 이전 IT 버블 시기에는 실제보다 과장된 가치를 부여했다. 지금의 스타트업은 앞으로의 비즈니스의 지형을 모조리 바꿔놓을 정도의 힘이 있으며, 대기업들은 안일한 자세로 스타트업과 경쟁하려 하는 것이 문제이다. 시대의 흐름은 이미 물리적인 힘과 덩치보다 보이지 않는 아이디어와 재빠른 진행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대기업은 큰 덩치로 인하여 스타트업 대비해서 민첩하지 못하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리스크가 될 것이다.


3) 이런 보고서는 그만 만드세요.

2014년 기업의 화두는 단순화였다.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2014년 3월 주주들에게 연차보고서를 통해 단순화를 통해 더 강력해질 것이라 이야기하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 대표 상품 중 하나도 복잡성 관리(complexity management) 이다. 기업이 스스로 단순해지지 못하니 컨설팅 회사들이 나서서 도와주는 것이다.

복잡성 관리는 목표달성에 전력투구하는 집중화된 회사(focused company)를 만들기 위해 전략과 제품, 내부 조직과 프로세스에 있어 복잡함을 줄이고 단순함을 늘리는 방법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카드의 정태영 사장이 ‘이런 보고서가 필요하니 부탁합니다. 라는 말보다 이런 보고서는 이제 중요하지 않으니 그만 만들어주세요.’ 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천명하였다.

현대카드는 업무량을 15% 줄이는 것을 목표로 단순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수집하였고, 개선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구매나 비용 집행을 결정할 때 거치는 결재 단계를 8단계에서 4단계로 간소화하였고, 40~50가지의 사내 문서의 종류를 1/3로 감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또한, 특정 부서를 골라 한달 간 PT를 금지시키고 있다.

단순화를 추구함에 있어 top-down 방식보다 bottom-up 방식이 더 유효하다. top-down 방식으로는 구호나 명령이 불과하다.


4) 심플로 경영하라.

단순함이 이긴다. 전쟁하듯이 줄여야 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단순화를 위한 5원칙을 이야기하였는데, 1)조직에 대해서 모든 회의는 핵심 인력만 참여하고, 의사결정 체계를 간소화 해야한다. 2) 철학에 대해서는 핵심가치를 뚜렷하게 제시하며, 애플은 ‘다르게 생각’ 이다. 3) 복잡한 제품군은 머리만 아프게 하며, 4가지 카테고리로 단순화였다. 4) 소통에 대해서는 모든 제품은 한줄로 표현하며,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하는게 고수라 하였다. 5) 디자인에 대해서는 적은게 많은 것이라는 가치를 내세웠으며, 이는 올인원 컴퓨터 ‘아이맥’으로 탄생하였다.

위 기사에서는 애플고 스티브 잡스가 거둔 가장 큰 업적은 아이팟, 아이패드, 아이맥, 아이폰 등의 제품이 아니라 그 누구도 성취하지 못했던 단순함(simplicity)라고 말한다. 지금처럼 복잡함이 가득차서 넘치는 세계에서 누군가가 단순한 것을 제공할 경우, 확연하게 두드러져 보이기 마련이다. 애플이 전세계 시가 총액 1위가 된 이유이다.

기업이 단순해지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해지자 선언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으며, 단순함을 향해 전부를 걸어야 겨우 얻을 수 있다.

기업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켜야 한다’ 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작 고객에게 많은 선택지를 주면, 고객은 ‘날 위해 많은 선택지를 주고 있구나.’ 라고 감동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에 혼란을 느낀다는 것이다.

델은 판매처에 따라 41개의 모델을 제시했지만, 애플은 6개의 모델만을 제시하였다. 이름은 3가지였다. (맥북에어, 맥북프로, 맥북프로레티나) 나머지는 모니터 크기로 구분하였다.


2. Article Reflection

나비효과와 복잡계이론, 그리고 심플

나비효과는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는 카오스이론과 복잡계이론을 태동시켰다. 기업 내부의 각 개별부서의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는 나비의 날개짓과 같다. 즉, 개별 부서에서의 복잡하지만 사소한 의사결정이 기업의 발전과 성장에는 중대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현재 시대는 매우 복잡함으로 인하여 이에 따른 모든 리스크를 점검하고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속도에서 뒤쳐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심플함으로 바르게 실행하고, 탄성회복력으로 이 실행에 따른 피드백을 빠르게 흡수하고 배워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노키아의 몰락과 안드로이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 근무하던 시절, 노키아가 몰락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몰락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제시되었지만 가까이서 본 이유는 단순하였다.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신규 디스플레이 개발에만 1년 이상이 걸렸고, 급변하는 세상은 노키아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샤프의 몰락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홍콩에 OEM으로 안드로이드가 적용된 노키아 폰을 개발하였으나, 이 또한 복잡한 의사결정 끝에 노키아는 출시하지 않았다. 그것이 삼성에서 지켜본 노키아의 마지막 의사결정이었다. (이후 여러가지 의사결정이 있을 수 있었으나 퇴직으로 인하여 소식을 들을 수는 없었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3개월 만에 신규 디스플레이를 개발하였고, 이를 적용한 휴대폰을 빠르게 출시하였다. 그 휴대폰의 이름은 ‘갤럭시S’이다. 결과는 이미 알고 있다시피 노키아는 M/S에 매각되었고, 삼성전자는 그 후 무선사업부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노키아를 죽인 ‘심플’, 핀란드를 되살린 ‘심플’

노키아가 몰락한 것은 ‘심플하지 못함’이였지만, 핀란드를 되살린 것은 ‘심플’이다. 노키아가 몰락하는 단초를 제공했던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로비오(ROVIO)에서는 ‘앵그리버드’ 제작 발표하였다. 이를 통해 핀란드 안드로이드 게임 전성시대를 열었다. 이후 슈퍼셀(Supercell)의 클래시오브클랜과 클래시로얄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 게임의 조작법은 매우 ‘심플’한데, 당기고 놓는 앵그리버드와 데려다 놓는 클래시오브 시리즈가 있다. 나머지 게임 진행은 프로그램이 알아서 진행한다.


보고서를 만드는 것은 일하는 것이 아니다.

S사에서 L사로 이직 후, 임원보고시에 이전에 만들었던 방식대로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그 때 담당임원께서 말씀하신 이야기이다. 보고서를 만드는 것은 일하는 것이 아니다.’ 이후 보고시에는 A4용지 홀더에 포스트잇에 보고내용을 간단히 적은 후 구두로 보고하였다. 담당 임원은 포인트에 대해서만 질문하였고, 의사결정 필요한 내용과 이에 대한 담당자의 의사결정 내용을 청취 후에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 없다면 그 자리에서 의사결정이 진행되었다. 예산 집행의 경우에도, 기안자-팀장-부문장-CFO-CEO 순서의 결재가 이뤄지며 나머지 필요인원의 경우 참조인원으로 품의서에록되게 된다.


단순화는 필수적인 것을 빠르게 행하는 것

단순화는 무조건 빠르게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 필수적인 것과 부차적인 것을 나누고, 필수적인 것을 빠르게 행하는 것이다. 다수의 국내 대기업에서는 필수적인 것들은 부차적인 것들이 밀려 속도가 중요한 지금 실행이 미뤄지고 있다. 물론 대기업의 특성상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조금은 더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나 90년대생들은 이미 실망하고 다른 곳으로 떠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작가의 이전글 보고서 만들 시간에 일이나 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