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금 다르다

주토피아 2 감상 후기

by 나도작가

나는 디즈니와 픽사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아이들을 위한 유쾌한 말장난 뒤에 어른이 곱씹을 메시지를 조용히 심어두는 방식이, 작은 것 하나에서도 여러 의미를 건져내려는 내 성향과 잘 맞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애니메이션을 볼 때면 아이처럼 웃다가도,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대사 하나에 멈춰 서는 일이 종종 있다.

어제도 그랬다. 디즈니 플러스로 주토피아 2를 보던 중이었다.


극 중 한 장면에서 "가치 있는 일을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느냐"는 질문이 주디와 닉에게 던져진다. 주디는 망설임 없이 그럴 수 있다고 답했고, 닉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같은 질문에 전혀 다른 두 대답. 그 온도 차를 바라보며 주디가 담담하게 내뱉는다.


"We are a bit different."


단순한 대사였지만, 나는 그 순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장면 속에서 두 사람의 모습이 아닌,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동시에 보았기 때문이다. 한때 나는 분명 주디 쪽이었다. 신념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그렇게 살려 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어느새 닉에 가까워져 있었다. 지켜야 할 것들이 생겨났다. 가족, 안정, 책임. 그것들을 지킨다는 명목 아래, 나는 언제부턴가 소중히 여기던 신념들을 하나둘 조용히 내려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어른이 되는 일이라고, 스스로 납득시켜 왔다. 하지만 그게 정말 맞는 말일까.


영화는 끝내 이렇게 말한다. 목숨을 걸고 가치를 지켜야 세상이 변한다고. 그 대사가 마음에 걸렸다. 나는 세상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꿈을 말하는 게 아니다. 다만 그 대사가 불편하게 느껴졌다는 것 자체가, 내가 이미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고민 여전히 중이다.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내려놓아도 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은, 내가 언제부터 지켜왔던 가치로부터 타협하기 시작했는지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내게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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