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오로지 너와 나뿐
우리 아이는 이제 고작 70일이지만, 지금까지의 육아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을 꼽으라면 나는 바로 신생아 시기에 행해졌던 '새벽수유'를 주저하지 않고 꼽을 것이다.(둘째는 낳기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새벽수유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육아에 예상치 못한 더 힘든 일이 많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갓 태어난 신생아는 매 2-3시간마다 먹어야 하며, 이는 밤에도 예외가 없다. 그리고 조리원에서 퇴소한 그날부터 나는 새벽에 일어나 우리 아이 분유를 먹였었다. (조리원 퇴소 그날부터 '완분'을 하였다.)
*어떤 조리워는 새벽수유를 시행하기도 하고 , 원활한 모유수유를 위해 엄마가 새 멱수유를 부탁하기도 하는데 나는 조리원에서는 잠만큼은 편하게 자고 싶어서 새벽에는 전혀 수유를 하지 않았다.
출산 이후 완전히 회복조차 되지 않은 그 몸으로, 새벽 2-3시간마다 일어나 아이에게 분유(누군가에게는 모유)를 먹이는 것은 엄청난 체력과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특히나 잠이 많고 잠귀까지 어두운 나는, 2-3시간마다 잠에서 꺠는것도 힘들었지만, 다시 잠들 때 혹시 아이가 울어도 내가 꺠지 못할까 하는 공포심에, 잠드는 것조차 스트레스였다. (잠귀 밝은 남편에게 주저하지 말고 나를 깨워달라고 부탁하고 잠이 들곤 했다. )
하루도 아니고, 몇 주 누군가에게는 몇 달이라는 시간 동안, 채 회복되지도 않은 몸으로 신경이 곤두선채로 2-3시간씩 쪽잠을 자며 아이에게 수유를 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낮에 마음껏 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 분유를 먹고 항상 바로 자는 것도 아니라서, 바로 잠을 자주지 않는 날이면 아이와 함께 꼬빡 밤을 새워야 하기도 했다. (수없는 수험생활에도 안 해본 밤새기를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나였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힘들었던 새벽수유의 순간에 난생처음 느껴보는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새벽 2시가 넘은 시각, 온 세상이 고요한 적막 속에서 , 아이에게 수유를 할 때, 이 세상에 이 아이와 나만 있는 것 같은 신비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 작고 따뜻한 존재는 나만 바라보며 나에게 완전의 의존하는 사랑스러운 존재다. 이 작고 사랑스러운 존재와 온 세상에 둘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니, 너무 신비롭고 행복했다. 또한 이 작은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내 품에 안아 트림을 시킬 때 느껴지는 따뜻함은, 이전에는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과 부드러움이었다.
나는 육아휴직 중이고, 남편은 회사를 다녀야 했기에, 잠에 예민하고 한번 깨면 다시 잠을 잘 들지 못하는 남편을 배려하여, 우리 집에서 새벽수유는 온전히 나만 했었다. 내가 너무 힘들어하는 날이면 남편이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 분유를 먹이고 출근하긴 했지만, 나처럼 새벽 2-4시쯤 고요한 적막 속에서 아이에게 분유를 먹여본 적은 없다. 직장 다니는 남편을 위한 배려였지만, 지금 생각하면 주말에 한두 번쯤은 남편에게도 그런 경험과 내가 느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새벽수유의 기간은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않은 힘들었던 기간으로 기억되지만, 그때 느꼈던 따듯한 행복감은 평생도록 기억하고 싶은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