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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Aug 12. 2016

미치지 않고서야~




언젠가 아직 어두운 엄동설한의 새벽 5시쯤으로 기억한다.
세상이 꽁꽁 얼어붙어 춥고 뚝 떨어진 기온의 쨍한 바람에 어깨를 잔뜩 움츠리며 졸린 눈이 영 안 떠지는 부시시한 모습으로 사진 여행길에 오르던 어떤 분이 이동버스에 올라 털썩 앉으며 하는 말,
"미치지 않고서야 이 추운 새벽에!!~~"
모두들 빵 터지게 함께 웃으며 출발했던 적이 있다.

오늘 또 그런 생각을 했다.
기상캐스터는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를 조심하라 했고 국민안전처라는 곳에서는 폭염주의보 문자를 보내왔다.
<폭염주의보. 노약자 야외활동 자제. 충분한 수분 섭취. 물놀이 안전. 등에 유의하세요.> 










모네와 반 고흐가 동시에 생각나게 하는 곳,
길도 나지 않은 언덕을 오르기 전에 백련이 가득한 연못이 있었고 군데군데 홍련이 짙게 피어있기도 했다.
수련에서 뜨거운 김이 훅훅 나는 듯 느껴져 오는 여름 아침이다.

저 언덕 위로 해바라기가 폭염으로 무참하게 축축 늘어져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실 세상이 후끈한 찜통인 날에 오랑쥬리 미술관에서 보았던 모네의 연작 수련이나, 광기 어린 고흐의 해바라기를 생각해볼 겨를이 있을 리 없다.

땀이 흐르는지 눈물이 흐르는지 한 컷 찍고 나면 시야를 가리는 땀으로 안경을 벗고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닦아내곤 하며 셔터를 누른다.
이런 인내심이 내게도 있구나...
정말 미친 건가? 










http://bravo.etoday.co.kr/view/atc_view.php?varAtcId=7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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