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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Apr 10. 2020

코로나 19 시기에 영화보기

 





지금의 상황에서는 무조건 '집콕'이 최고일 수는 있다. 그럼에도 세상은 돌아가고 사람들은 여전히 각자의 삶을 산다. 영화 한 편도 우리가 살아가는 그 시간 속에 있다. 가능한 사적인 외출이나 만남도 모두 미루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극히 모범적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만 보고 싶은 영화 때문에 잠깐 고민을 했다. 결국 용기를 내고 나섰다.    


손 소독은 물론 고기능 KF94 보건용 마스크로 무장하고 간 멀티플렉스관 앞은 휑하다. 영화를 하긴 하는 건가... 마치 영화관 휴관일인 듯 오가는 사람이 없다. '이게 뭐지?' 두리번거리는데 안쪽에 있던 직원이 티켓팅을 위해서 나온다.



- 이용자 명부 미작성 및 마스크 미착용 시 영화관 이용이 제한됩니다.-

눈에 들어오는 입구의 코로나 19 예방 수칙 준수의 글이 오히려 안심되고 반갑다.

   

먼저 앞에 놓인 손 소독제로 소독을 권한다. 기꺼이 손 소독을 했다.  직원이 체온계로 발열체크를 한다. 36.5도, 통과. 이어서 내민 이용자 명부에 전화번호와 이름을 간단히 작성을 하고 나서 영화티켓을 받았다. 그리고 관람석은 맨 뒷줄의 7번 좌석으로 선택했다.    


텅 빈 영화관의 맨 뒷자리의 좌석에 앉았다. 상영시간 5분 전인데도 들어오는 사람이 없다. 영화관을 혼자 빌린 날이 되려나 내심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친구에게 텅 빈 영화관을 찍어 전송했다. “영화관에서 나도 모르게 VIP 되어봤니? 즉시 답장이 왔다. “오~ 대통령과 관람 중이신가?    


화면이 켜지면서 한 두 명 들어오기 시작했고 총 5명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티켓 구매 시 좌석 선택이 가능해서인지 넓은 영화관에 동서남북 최대한 먼 거리로 흩어져 5명의 관람객이 자리 잡았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감이다.

   

이렇게 조용하게 집중하고 본 영화가 있었던가. 심지어는 영화조차 너무나 고요하고 평온해서 도중에 조금 나른하고 졸릴 뻔했다. 그러나 어찌나 느긋하고 편안하던지.    


영화가 끝나자 4명의 관람객이 먼저 일어난다. 나는 영화 엔딩 크레디트가 끝까지 올라가는 것을 다 보고 일어나는 습관이 있다. 모두 나간 뒤에 마지막으로 텅 빈 영화관 문을 나서니 아무도 없다. 출구 표시가 안 보인다.

    

도무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당황스럽다. 상영관이 많고 골목과 같은  출구와 입구가 복잡한 멀티플렉스관이 이럴 땐 난감하다. 난 길치다. 그러나 평소엔 우르르 나가는 사람들의 뒤를 따라 나가면 되는 일이었는데 오늘은 인적조차 없다.  때마침 지나가는 직원인 듯한 분이 날 구원했다. “엘리베이터가 어느 쪽인가요?” 멀티플렉스관에서 길을 잃을 뻔했다. 코로나 19 시대에는 영화보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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