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넘어, 즐기는 삶으로

― 공자가 말한 열정의 얼굴

by 홍승표 승우담

1. 열정은 언제나 뜨거워야 할까?

우리는 종종 열정을

불꽃처럼 타올라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젊을수록 더 그래야 하고,

식으면 실패한 삶처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세월을 지나오며 알게 된다.

불꽃은 아름답지만 오래가지 않고,

삶은 생각보다 길다는 것을.


공자는 이미 오래전에

다른 종류의 열정을 말해두었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2. ‘아는 삶’에서 ‘즐기는 삶’으로

처음엔 우리는

“이게 맞다더라” 하며 산다.

남들이 정해준 길을 알고 따라간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한다.

그래서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공자가 말한 열정은

그다음 단계에 있다.


즐기는 상태.


노력하지 않아도 끌리고,

설명하지 않아도 계속하게 되는 마음.

그것은 더 이상 목표가 아니라

삶의 리듬이 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열정은 소리 없이 오래간다.


3. 하루를 살아내는 간절함

공자는 또 이렇게 말했다.


朝聞道, 夕死可矣


아침에 삶의 도리를 들을 수 있다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이 말은 결코 비장한 각오가 아니다.

오늘 하루를

헛되이 살지 않겠다는 태도다.


내가 왜 이 길을 걷는지,

무엇을 위해 글을 쓰고,

어디에서 마음이 살아나는지.

그 질문에 답하며 사는 하루라면

그 하루는 이미 충분히 뜨겁다.


4. 나이가 들수록 가능한 열정

젊을 때의 열정은

앞으로 가야 할 이유가 많아서 생기고,

나중의 열정은

지켜온 것들이 있어서 생긴다.


공자는

늦은 열정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즐길 수 있는 경지에 이르는 것을

삶의 완성에 가깝다고 보았다.


이제 우리는

불타지 않아도 된다.

다만 식지 않으면 된다.


5. 오늘, 즐길 수 있는 하나

열정적인 삶이란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오늘도 다시 손이 가는 무엇 하나를

곁에 두는 일이다.


한쪽,

글 한 문장,

길 위의 풍경 하나.


그것을 즐기고 있다면

이미 우리는

공자가 말한 열정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