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예

-한상림 칼럼

by 한상림

"그들은 나를 모모예라고 불렀다."


인도네시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마르디엠(Mardiyem)이 13세 어린 나이에 가수가 되겠다던 꿈을 찾아 따라나섰다가 "일본군 군대 식량"으로 온갖 수모와 고통을 겪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위안부 여성들을 <일본군 군대 식량>으로 비유한 당시 일본군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어 치가 떨렸다. 태평양 전쟁 중에 인도네시아, 필리핀, 네덜란드 여성뿐 아니라 한국, 중국에서도 종군위안부로 끌려가 온갖 수모를 당하였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군은 종이로 된 영수증을 주고 나중에 현금으로 돌려주겠다면서 한 푼도 주지 않았단다.


몇 해전, "귀향"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서 조금은 위안부들이 겪었던 모습을 상상하면서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상세하게 기록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그들의 만행에 치가 떨린다. 지금이라도 일본의 사과를 받고 억울하게 죽어간 여성들과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분들의 한을 풀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욕야크르타 법률규조단이 인권 운동가 에카힌드라씨와 일본군 점령 문제를 연구해 온 기무라 고이치의 집필. 김영수 님의 한국어판 번역으로 만들어진 책 제목이 <모모예>이다. 비매품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에서 2021년도 11월 30일에 발행한 책인데, 지인에게서 전달받아서 읽게 되었다.


광복 75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의 경축사에서 위안부 이야기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이용수 할머니는 섭섭해하였다는 기사를 읽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00일째인데, 대통령 입장에선 국내외 여러 가지 문제들로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조심스럽고,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국민의 눈은 매섭다.


일본과 계속적으로 위안부 문제로 거리를 두고 지내자니 다른 문제들이 꼬이고, 순수하게 인정하지 않는 일본과 대립한다고 이 문제가 풀어질 일도 아니니, 전 정부에서도 풀지 못한 문제를 현 정부에서 어떻게 억울한 영혼들의 한을 풀어줄 건지?


위안부 문제는 일본과 함께 풀어야 할 과제인데, 정작 일본에서는 36년 간 속국이었던 과거의 기억을 청산하지 못하고 고 자세로 한국민을 우습게 여기고 있다. 요즘 흥행하는 <한산>이나 전에 방영된 <명랑>에서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끊임없이 일본의 침략에 맞서 오늘날까지 적개심을 버릴 수가 없다.



모모예, 아니 마르디엠!


그녀는 지난해 81세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을 통하여 아직도 귀향하지 못하고 현지에서 망각의 삶을 살다가유명을 달리한 영혼을 위하여 세상에 알리기 위해 씌여진 책이다.


13세에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 몇 번의 몸 검색을 한 후 처녀임을 확인 한 일본군 검사관이 먼저 성폭력을 행사하고, 피를 흘리는 어린 아이를 연거푸 5명이 겁탈하고 짓밟고 때리고 뭉갰던 장면을 상상하면 얼마나 무섭고 끔찍했을까?


그 이후 매일 15명씩 일본군에게 당하는 고된 삶이었단다. 하물며 임신 5개월이 된 모모예를 강제로 낙태시켜서 몸을 망가뜨렸다. 모모예는 1945년 연합군에 의해 일본이 패망한 후 해방 되어, 24세에 46세 남편을 만나 아들을 하나 낳고 살았다.


고향에 돌아와 살면서 위안부의 과거를 숨기고 살다가 어느 날 함께 위안부로 있던 친구를 만나게 됨으로서 밝혀지고 할 수 없이 아들에게 사정을 들려 주었더니 다행히 아들은 어머니를 이해해 주었다고 한다.


일본군이 쫓겨 가면서 위안부로 부려 먹던 모모예 친구를 나뭇가지에 목매달아 놓고 허벅지 살을 베어서 장작불에 구워 먹기도 한 장면을 보았다고 하였다. 일본군들의 만행을 적나라하게 씐 모모예 책을 한 번은 읽어 보면 좋겠지만, 비매품이라 구하기가 쉽지는 않을 거 같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모모예 책을 읽고 간단하게 단편적으로 브런치 글에 옮겨 볼까 한다.


마르디엠 마르디엠과 수하르띠

마르디엠과 기무라 고이치 (2002 평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