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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스킹혜성 Jul 30. 2021

"주말부부할만하니?"라는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

주말부부, 아이 하나 워킹맘 그리고 친정 더부살이

아이 하나 워킹맘, 주말부부, 친정 더부살이

지금의 나의 상태를 나타내는 용어들. 


바야흐로 5년 전에 결혼을 하면서 내가 유부녀가 되고 다시 친정에서 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인생 첫 독립이 결혼이었던 나에게, 남편과의 신혼생활은 꽤나 낯설면서도 달콤했다. 

그러나 그 그 시간은 채 2년이 되지 않았다. 

남편이 이직을 하게 됨으로써 예상치 못한 주말부부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때는 효율성 측면에서 그게 맞는 것 같았다. 함께 돌봐야 할 아기도 아직 없었고, 각자 회사를 다니는 맞벌이라서 저녁에나 잠깐 보는 정도였기 때문에 주말 부부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첫 파주 신혼집 전세 만기 전까지는 남편이 금요일 밤에 신혼집으로 돌아왔고, 월요일 동이 트기도 전에 집을 나섰다. 신혼집 전세 만기가 되자 이번에는 남편의 회사 근처에 전셋집을 구했다. 그동안 남편이 지내던 기숙사 환경은 열악했고, 나는 결혼하기 전과 똑같이 친정에서 지내면서 회사를 다니면 됐으니까. 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금요일 퇴근 후에 남편이 있는 평택으로 내려가서 주말을 함께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이때가 이직의 적기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혼한 유부녀라는 타이틀. 곧 아이가 생길지도 모르는 유부녀에게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기란 쉽지 않은 일 같았고, 오래 다녀 익숙해진 회사 생활에 만족하면서 그렇게 이 생활을 유지했다. 


그러다가 임신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딱 임신기간까지만 순조로웠다. 

출산 방법부터 지금까지 예상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내가 육아를 이렇게까지 어려워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잠투정이 심하고, 울음소리가 큰 아이라 정말 ‘통잠’이라는 건 구경도 못하고 출산휴가가 끝났다. 

복직을 하면서 친정엄마에게 주양육을 부탁드렸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조금씩 가정 돌봄 시간이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엄마한테는 죄송한 마음, 그리고 아이에게는 온전히 곁에 있어 주지 못한다는 미안함이 늘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나와 아이가 있는 곳으로 남편이 주말마다 온다. 금요일 밤늦게 왔다가 일요일 저녁에 떠난다.

 

작고 소중한 월급을 위하여 버틸 수 있을 때까지는 버텨보자 하고 이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나에게 얼마 전 결혼한 친구가 "주말 부부 할만하니?"라고 물었다. 친구도 주말 부부라는 옵션을 고민을 하는 중이었다.  


너무나 많은 요소가 고려되어야겠지만, 

일단 나의 대답은 할만하다는 것이다. 

주말부부를 고려한다는 건 누가 뭐래도 그래야 할 이유가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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