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씻고 나와 짧은 고민에 빠졌다. 오늘 간 집에서 입을 상의를 정하는 시간. 오늘은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날이다.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순 없겠지. 적당히 펑퍼짐해 편하면서도 침대에 뒹굴 때 걸리적거림이 적어야한다. 쌀쌀한 날이니 긴팔이 좋겠다. 잘 때나 입는 너무 헤져버린 반팔티들은 조금 싫다. 오늘은 적당히 멋스러운 모습이 거울에 스치면 좋겠다.
정했다. 유니클로 에어리즘. 이번 여름에 입을 심정으로 처음 사보았던 검정색의 긴팔티다. 생각보다 체형이 드러나 밖에서 자주 입지는 않았지. 에어리즘 특유의 저렴하지만 부드러운 촉감이 몸을 감쌌다. 나쁘지는 않다.
내일 다시 이 시간까지.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