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부쩍 일찍 잠에 든다. 아침과 저녁의 운동으로 인한 피로가 나의 잠을 재촉하는 걸까. 잠들기까지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무얼할까 고민하다, 바쁘단 핑계로 접어둔 일기장을 꺼내본다.
방 안의 조명을 모두 끄고, 모니터 옆 스탠드의 버튼을 딸깍였다. 평소라면 눈이 아파 형광등을 켰을테지만 웬지 이 시간은 이런 모습이 좋다. 따뜻한 주광색의 빛이 벽을 감싸넘으며 방 안으로 퍼진다. 어둑어둑한 방의 곳곳을 비춰내는 그 모습이 꽤나 그럴 듯 하다.
노래도 하나 골랐다. Bialystocks의 Sashiiro. 일본어로 된 가사를 머릿속에서 곱씹을 순 없겠지만 그 멜로디가 꽤나 서정적이게 가슴에 박힌다. 모두가 잠든 밤, 고요한 세상을 비집고 노래 소리와 타자 소리가 나름의 선율을 이루며 흘러나온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름다운 꽃봉오리로 가득한 공원이나 끝을 모른채 펼쳐지는 광활한 바다가 부럽지 않다. 야심한 밤, 나와의 대화가 그려낸 많은 수 풍경을 안주삼아 아름다운 밤을 찬찬히 들이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