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by huistory

내게 그것은 공포였다. 인간의 얼굴이 위아래로 일그러지는 것 말이다. 그들은 즐거운 듯 입꼬리가 올라갔고, 깔깔거리며 소리를 냈다.

그 소리는 괴성에 가까웠다.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가며 일그러지는 얼굴은, 마치 벌겋고 커다란 산군 같았다.

꼬리가 순식간에 말려 내려갔고, 털은 하늘에 맞닿을 듯 곤두섰다.

내게 다가오는 그의 손은 내 머리통을 단번에 제압할 만큼 컸다. 그를 피할 수 없단 것을 알았다. 그의 손은 내 머리를 쓸어 넘기기 시작했다. 방심할 수 없었다. 그 손이 언제 내 목덜미를 쥐어짜 숨통을 죄여올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먼발치에 있는 내 밥통을 슬쩍 들어 물을 들이붓는다. 그것을 내 코앞으로 밀어 넣는다. 여전히 내 머리에 손이 닿아있다.

그의 얼굴을 마주하며 숨을 헐떡인다. 그에게 악의가 없음을 알려야 했다. 내 몸은 바닥에 납작 붙었고, 머리통은 물이 들어찬 밥통에 처박힌다.



누런 강아지였다. 바보같이 흐리멍덩한 눈에 작고 아담한 몸집의 소심한 강아지였다.

웅크려있는 작은 아이의 모습이 한없이 귀엽다. 나도 모르게 얼굴에 웃음이 핀다.

녀석은 경계심이 가득했다. 그래도 머리를 자꾸 쓸어 넘기다 보면, 자꾸 웃어주다 보면, 분명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길 것이다.

헐떡이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물통에 물을 채워주고 싶어 진다.

물통은 손을 뻗어 닿는 거리에 있다. 옆에 마침 물뿌리개가 있다. 슬쩍 옮겨 담아 넣는다. 녀석이 놀라지 않게 여전히 고운 머리털을 쓸어주면서.

목이 많이 말랐나 보다. 주둥이를 통째로 넣고 마시는 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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