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고양이

고양이 카페, <해밀>

by 하일우


‘인간과 고양이 사이에는 꿈결 같은 유리가 가로놓여 있다. 인간은 시간의 연속성 속에 살지만, 고양이는 순간의 영원 속에 살기 때문이다.’ 보르헤스의 통찰이다. 길냥이들 품은 카페 <해밀>에서 깨달았다. 나란 인간과 고양이 사이에는 한결같은 알러지가 가로놓여 있다는 걸.


이모티콘 고양이랑 싱크로율 100%!
피골이 상접한 녀석이었는데 살이 많이 올랐단다.
고양이 보다가, 고양이 책 보다가.

탈모 심한 고양이들 쓰다듬는데, 코가 새록새록 시위를 시작한다. 몸을 폴더폰처럼 접으며 H. 토르가 ‘묠니르’ 휘두를 때 펼쳐지는 풍경이 촤르르 재현됐다. 화들짝 초토화. 아내 곁을 맴돌던 아이들이 잽싸게 원위치로 흩어진다.



‘오후의 양지에 고양이와 둘이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있으면, 시간은 나름대로 부드럽고 따스하게 흘러갔다.’ 하루키의 회고다. 나의 회상도 대동소이. 고양이가 없었다면 일상이 얼마나 따분했을까. 시간의 연속성 속에서 이 순간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해밀 카페 사장님의 해변 청소를 보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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