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에바 알머슨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by 하일우


아인이는 조안이의 절친입니다. 아인이 모친은 아내의 샤대 후배고요. 상하이에서 모처럼 귀국하여 서울에서 반갑게 재회했습니다. 처음엔 데면데면하더니 금방 화기가 애애해지더군요.


현대백화점 코엑스점에서 포착. 만고불변의 진리죠.

<24절기>에서 밥 먹다가 단둘이서 의젓하게 해우소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아인이가 절 ‘52호’라고 부른 이후부턴 수시로 아이들에게 채집당해야 했어요.


숙소에서 조망한 테헤란로. 희귀한 고즈넉함 애정합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23층 객실에서 어른들이 맥주 마시며 수다 떠는 동안 아이들은 보드 게임 즐기고 만화책을 탐독했습니다(<무슨 만화> 저자의 기발함에 저도 탄복). 집에 안 가겠다는 아인이 다독여 밤늦게 헤어졌고, 이튿날 다시 뭉쳤습니다.



접선 장소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의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장 지나 2층의 <이매진 존 레논> 전 로비를 기웃거렸습니다. 비틀즈 어르신들과 나란히 횡단보도 걷고, 존 아저씨 옆에 무릎 세워 앉아봅니다. 잠수함 창으로 두 공주가 고개 내밀 수 있도록 포켓몬 52호의 무릎은 기꺼이 혹사당했습니다.



종착지는 3층. 에바 알머슨 그림들과 드디어 대면합니다. 아이들은 입구에서부터 꼼꼼하게 작품을 살피네요. 손에 쥔 메모지에 그림도 그려가면서. 작가는 한국의 풍광도 화폭에 골고루 담아두었습니다. 해녀 이야기의 삽화도 그렸네요. 그림들이 뿜는 에너지가 화사하고 포근합니다. 가히 행복을 그리는 화가답네요. 그림 그리고픈 충동이 무럭무럭 솟아납니다.



알머슨 작품 박힌 머그컵 등을 품고 예술의 전당을 유유히 빠져나오며 염원했습니다.


췌장암으로 타계한 라거펠트의 일침, 각골명간.

발랄한 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공부하며 재밌게 살기를.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말고 개성 뽐내며 행복하기를.


sticker sticker


자식에게 전답을 전해 주려고
하지 말고 눈을 틔워 주어라.

​눈을 틔워 놓으면
세상만사를 다 알지만,
눈을 틔워 놓지 않으면
저를 욕해도 모르고
저를 죽여도 모르느니라.

​사람이란 귀가 밝아야 하고
눈치가 빨라야 하나니,
많은 사람 속에서도 잘되고 못됨은
내 행실에 매여 있느니라.

道典 9:7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