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을 배우다

1. 봄벌 깨우기

by 빅피쉬

양봉수업을 듣기로 했다. 왜냐. 힙하니까!

강화도라서 가능한 경험이니까.



2월 3일 1회 차 수업 : 봄벌 깨우기


벌통

벌은 겨울 동안 정태상태로 벌통에 모여있다.

겨울잠을 자는 게 아니고 '정태상태'라고 한다. 작은 출입구를 통해 바깥을 드나드는 벌들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 벌통 안에서 한데 뭉쳐있다. 추운 겨울 동안 얼어 죽지 않으려면 서로의 체온이 필요한가 보다. 여왕벌은 벌무더기 가운데서 보호를 받는다. 온도유지를 위해 벌통 내부에 개포(페브릭덮개)를 덮어준다. 내가 본 벌통 상자는 스티로폼 같은 물질로 만들어져 있었다. 나무로 만든 벌통보다 보온 유지가 좋고 가격은 더 비싸다고 한다.


잘 뭉쳐있는 벌떼


이불같은 덮개가 개포다




양봉수업이 2월에 시작하는 건 이즘 되면 '봄벌 깨우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벌들은 5월에 개화하는 아카시꽃에서 대부분의 꿀을 얻는다. 70%는 아카시꿀이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5월에 많은 꿀을 얻으려면 늦어도 2월에는 여왕벌이 산란을 시작해서 일벌들을 양성해야 하므로 벌을 깨워야 한다. 이때 벌통 뚜껑을 열어 몇 가지를 확인하고 조치해야 한다.


1. 벌들이 잘 뭉쳐있는지 개체수가 많은지 등을 살핀다. 겨울 동안 여왕벌이 죽은 벌통 안에는 벌의 수가 적다. 양봉에 막 입문한 나로서는 여왕벌이 없는, 망한(?) 벌통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아직 모른다.


2. 벌통 안에는 벌이 알을 낳거나 꿀을 모을 있는 벌집틀 -애벌레가 들어있는 틀은 '봉판'이라고 부른다-이 여러 개 들어있다. 지켜보니 벌통마다 개수가 다르다. 비어있는 벌집은 빼고, 꿀벌이 많고 먹이가 많은 벌집을 이웃하게 모아준다. 이 과정을 '압축'이라고 한다. 벌들이 모든 벌집을 채우려고 하면 일의 효율도 떨어지고 노동량이 늘어 일벌이 빨리 죽어서라고 한다.


3. 진드기를 처리해야 한다. 진드기가 벌통 안에서 기생하게 되면 건강한 애벌레를 키울 수 없으므로 진드기를 없애야 한다. 진드기 약이 있다. 농약을 분무하듯 벌통에 진드기 약을 뿌려주면 된다. 당연히 벌은 죽이지 않고 진드기만 죽이는 약이다.


4. 벌들의 먹이로 화분떡을 넣어준다.

아직 밖에 꽃이 많이 피지 않아서 넣어주나 보다.


화분떡




양봉 수업은 당분간 2주에 한 번, 월요일에 만나 두 시간 동안 진행된다. 한 시간 정도는 테이블에 모여 앉아 이론수업을 듣고 한 시간은 벌통밭으로 가 내가 담당하는 벌통을 들여다보며 시기별 벌들의 양태를 관찰한다. 이미 양봉을 시작하신 분들이 실질적인 양봉지식,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다시 찾아오시는 것 같다. 선생님께서 벌통을 열어 벌의 상태를 보면 지금 벌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벌을 돌보는 내가 그때그때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지식과 스킬을 배우는 것이 이 수업의 목적이 셈이다. 나는 양봉업자가 될 계획은 없지만 이 수업에 진심이다. 뭔가 굉장한 것을 보게 될 것 같거든!


이론 수업을 할때 이책을 교재로 쓰신다고 했다


첫 수업날인 2월 3일에는 한낮 온도가 영하권이라 본격적인 봄벌 깨우기를 하지 못했다. 영상 3도 이상이 좋다고 한다. 오늘 2월 11일, 수업하는 날은 아니었지만 선생님이 봄벌 깨우기를 한다고 예고했던 날이라 짬을 내서 들렀다. 지난 수업 시간에는 듣지 못했던 '윙윙' 소리를 오늘은 들었다. 이 흙밭이 꽃으로 가득 차면 그때는? 하, 두근두근 하다.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p. 27


작가의 이전글고래를 만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