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디션프로를 좋아하지
우리는 왜 오디션 프로를 좋아할까
십 대, 이십 대 어린 친구들이
기타를 메고 어기적 어기적 걸어 나온다
숨을 고르고 피아노 건반 위에 손을 올린다
온 체중을 마이크에 싣고
발은 간신히 중심을 잡고 있다
눈을 감는다
정적
반주
드디어 목소리,
당신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귀를 열고
이야기에 집중한다
숨소리도 놓치지 않으려고
조명보다 반짝이는 누군가의 시작을 본다
오직 나만이 내 노래의 디렉터인
단 한 번의 무대
가수를 꿈꿔 본 적이 없는 사람도
모두 그렇게 어느 시절의
무대에 선 나를 본다
될 수 없는 것을 꿈꿔도 아프지 않은
시간이 있었다고
이제 한 걸음을 떼고 가슴이 벅찰 당신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
높이 날아오르지 못해도
그 날개 아프지 않기를
당신의 노래가 저기 두고 온 나를 소환했듯이
우리는 오늘의 당신을, 당신보다 오래
기억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