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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낙서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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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피쉬 Nov 08. 2019

나의 글

낙서 주의!>

나는 낙엽이야.

가을날 발길에 차이는,

아주 흔하디 흔한 낙엽이야.     


세상에나,

한 사람이 날 들어 올렸어!

그 많은 낙엽더미 속에서 하필이면 나를 말이야.

나를 이토록 오랫동안 들여다본 사람은 없었는데,

어쩌면 난 가을만큼이나 특별한 낙엽이었나 봐.     

     

운이 좋으면 

그 사람의 책갈피 속으로 들어가겠지.

더 운이 좋으면

그 사람의 우주 속을 떠도는 먼지가 될 거야.

운이 계속된다면

뜨겁게 나를 태워 이 될 수도 있어.

그 사람의 까만 눈 속에서 맥박처럼 두근대는 별!

주변을 밝히고, 온도를 더하고, 향기를 전하는

별이 되는 거야.    

 

난 영원히 그 사람에게 속하고,

그만의 이야기가 되어,  

먼 곳까지 여행을 하게 될 거야.

태어난 곳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상상도 못 해 본 곳으로 말이야.     


아,

그런 날이 올까.

내가 다르다는 걸 알아봐 줄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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