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 서현 / 포토그래퍼 서현
* 유정, 세흔 님과의 인터뷰입니다.
영국에서 만난 사람들 중 가장 인상 깊은 사람은 누구야?
세흔
- 말라리. 제일 처음 만난 플랫메이트여서 플랫 사용 방법을 알려줬어. 공용공간 갈 때마다 아무 말 안 하고 있으면 먼저 ‘하와유 How are you?’하고 물어봐서 스몰토크를 배우고 있어. 그러다 보니까 막 1시간 동안 수다 떨 때도 있어. 클럽도 데려가 주고, 카페도 추천해 주고. 너무 친절하고 다정한 친구야. 한 번은 내가 여행 갔다가 사 온 과자가 너무 맛있었는데 레스터에서는 사기 힘들다고 말했어. 근데 맨체스터에 갔다가 내 생각이 났다고 그 과자를 사 온 거야. 너무 감동했어. 맛있게 다 먹었지 (웃음). 게다가 플랫메이트 중 한 명이 주방을 엄청 더럽게 썼을 때도 그걸 혼자 다 치웠더라.
유정
- 난 수업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 정말 갑자기 친해졌어. 친화력이 엄청 좋더라고. 수업 끝난 뒤에 다가와서 인사했는데 한국어를 되게 잘하더라. 한국어 일본어 영어 섞어 가면서 대화한 게 기억나. 예전에 잠깐 일본어를 혼자 공부한 적이 있는데 이 친구를 만난 뒤로 다시 일본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교환학생 중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유정
- 나는 레스터 도착한 첫날. 비가 오는데 날은 어두워지고 닉슨(기숙사)을 못 찾겠는 거야. 심지어 캐리어 때문에 우산도 못 쓰고 헤맸어. 그랬더니 약간 현타 와서 첫날부터 ‘왜 왔지’ 싶었어. 근데 다음 날 쉬고 일어나니까 신기하게 괜찮아지더라.
세흔
- 나도 첫날 도착해서 호텔에서 내내 잤어. 경유해서 왔더니 너무 피곤하더라. 10시간 가서 도하에서 환승하는 거였거든. 비행기에서도 중간에 계속 깼어. 그래서 더 피곤했나 봐. 비행기에서 내려서 35kg이나 되는 무거운 캐리어 두 개 끌고 배낭까지 메고 호텔까지 갔어. 몸이 힘드니까 호텔에 딱 도착하자마자 ‘내가 여기 왜 왔지?’ 갑자기 현타 확 왔었어. 근데 나도 자고 일어나니까 너무 괜찮아졌어.
교환학생 오면 하고 싶었던 게 있어?
세흔
- 놀기, 여행 다니기. 공부 빼고 다 (웃음).
유정
- 나도 세흔이 처럼 중학생 때부터 교환학생을 가고 싶었어. ‘대학생이면 한 번쯤 가야겠다’, ‘한 번 가보자’ 하는 마음.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걸 많이 하고 가고 싶네.
여행은 어디로 가고 싶어?
세흔
- 나 포르투갈. 내 원픽이야. 내가 중학교 때 어떤 포르투갈 영상을 봤어. 그때부터 엄마한테 ‘엄마 나 포르투갈 갈 거야’ 계속 반복했더니 우리 엄마도 약간 세뇌당해서 엄마도 포르투갈에 가고 싶어 하셔. 포르투갈은 에그타르트가 유명해서 꼭 먹어야 한대. 그리고 리스본을 가야 해. 엄청 예쁜 거리가 있는데 바다랑 예쁜 건물들이 같이 보이는 게 좋았어. 꼭 갈 거야.
교환학생 와 보니까 어때?
유정
- 생각한 것보다 경험할 것도 많고 재미있는 것 같아. 친구 만나고, 여행 가는 것만 생각했는데 여러 일들을 혼자 해결해야 하니까 경험할 수 있는 게 더 많은 것 같아.
한국 학교생활이랑 여기랑 뭐가 제일 다른 것 같아?
유정
- 나는 수업 방식이 너무 다른 것 같아. 여기는 약간 학생들 의견을 정말 많이 들어. 한국은 그냥 내용 전달 위주였는데 여기는 토론을 많이 하는 것 같아. 꼭 세미나 수업 아니어도.
세흔
- 근데 문과 수업이 더 그런 것 같아. 내 전공은 좀 더 강의 중심이야. 하루는 강의하고 다음에는 문제 풀어주는 건 한국이랑 비슷해.
교환학생 와서 한 가장 큰 도전이 뭐였어?
세흔
- 나는 플메한테 말 걸기. 처음에 너무 긴장됐어. 부엌에서 소리가 들리는데, 누군가 있는데, 못 나가겠는 거야. 문 앞에서 심호흡을 한 10초 하고 나가서 ‘헬로 Hello’ 했지.
유정
- 나는 제일 큰 도전이 혼자 사는 거였어. 진짜 처음이야. 난 애들이랑 여행 가는 게 가족들이랑 떨어져 있는 제일 긴 순간이었거든.
자취 어때?
유정
- 좋아. 짜릿해. 진짜로 (웃음). 왜냐하면 여기 올 즈음 마침 자취가 하고 싶었어. 근데 나중에 한국에서 자취를 할 거냐, 하면은 좀 고민이 돼. 심심한 게 싫어. 지금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있잖아. 놀고만 있으니까 더 재밌는 것 같아.
외롭지는 않아?
유정
- 외로울 줄 알았는데 아니던데. 나는 혼자 있는 거 안 좋아하거든. 되게 심심할 줄 알았어. 그래서 오기 전에는 ‘혼자서 맨날 우울하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막상 오니까 신나고 좋아.
세흔
- 그렇겠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해서 별생각이 없어. 이제 5년째 혼자 사는 거거든. 외로움을 진짜 안 타. 그리고 요즘 매일 외출하니까 외로움을 탈 새가 없더라. 하루하루가 달라서 재밌어. 영어로 말하니까 기가 좀 빨리지만.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랑 살면서 느껴지는 문화 차이가 있어?
세흔
- 나이를 진짜 신경 안 써. 심지어 말라리가 나를 자기보다 어리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머리로는 알아도 동생처럼 잘 챙겨주고, 뭔가를 사주고.
유정
- 개인주의. 왜냐하면 그냥 요리할 때 다들 헤드폰 쓰고 하거든. 보통 우리는 ‘갈게’ 하면 ‘응 가~’ 이렇게 보고 인사해 주잖아. 근데 그냥 안 보고 인사를 하더라. 나도 익숙해졌어. 근데 우리 플랫은 다 대학원생들이라 나이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어.
여태까지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야?
유정
- 나는 혼자 런던 여행할 때. 레스터 오기 전에 혼자 런던 여행했거든. 길에서 빵 먹는 걸 좋아해서 혼자 길에서 베이글을 먹었어. 평소에 학교 가는 길에도 소금빵 들고 간단 말이야. 일부러 길에서 먹으려고. 그때 기분 진짜 좋았어. 혼자 여행 와서 노는 것도, 런던도 다 처음이니까 신기하고 재밌었어. 근데 또 누가 소매치기할까 봐 떨리기도 했고. 이런 것들이 다 합쳐져서 여러모로 인상 깊었던 것 같아.
세흔
- 난 아직은 그렇게 크게 없는 것 같아. 매일 루틴이 비슷해서. 곧 핀란드 여행을 가는데 기대 중이야. 오로라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인터뷰어 서현 / 포토그래퍼 서현
2025.01.29. 유정, 세흔 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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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