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이 글은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의 'AI가 절대 대체하지 못할 사람' 편에 출연한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의 강연 내용을 요약 정리한 내용입니다.
AI 시대, 일자리의 양극화와 '슈퍼스타 경제'에서 살아남는 법
최근 빅테크 기업에서 대규모 해고가 일어나면서 AI가 우리 삶과 직업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순 노동이나 고령의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대체될 것이라는 막연한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 거시 경제 데이터는 예상과 다른 양상을 보여줍니다.
신규 채용의 종말과 경력자의 증가
스탠퍼드 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챗GPT 등장 이후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22세에서 25세 사이의 신규 채용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40세 이상의 경력자들의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인력이 부족해 보너스를 주고 인재를 데려왔던 2022년과 달리, 최근 미국 AI 회사들의 신규 개발자 채용 수가 '0'에 수렴하고 있다는 데이터에서도 확인됩니다.
그러나 최근 커저(Cozor), 윈서프(Winsofr), 러브블(Lovable) 같은 훌륭한 도구들이 등장하여, 귀찮고 반복적인 코딩 작업이 충분히 가능해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이미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코드의 40%를 AI가 만들고 있을 정도입니다. 스웨덴의 러브블(Lovable)과 같은 도구는 코딩 경험이 없는 유치원생도 원하는 앱을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결과적으로 일자리는 극심하게 양극화되고 있습니다. AI가 실수한 것까지도 누군가 검증해야 하므로, AI보다 더 많은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현재 문제는 젊은 친구들이 AI와 경쟁하며 경력을 쌓을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대식 교수는 "AI 시대에 내 일자리가 사라지느냐는 질문을 하는 것조차가 아주 럭셔리"라고 말합니다.
AI가 대체하지 못할 영역: 실체와 철학
첫 번째 대체 영역 (실체 없음): 소프트웨어나 콘텐츠처럼 실체가 없는 직업이 가장 먼저 사라집니다. 없애는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대체 영역 (실체 있으나 시간 걸림): 제조업처럼 실체가 있는 분야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산업혁명 사례를 볼 때, 공장에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어 완전히 전환되려면 수십 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안전 영역 (철학적 관점): 기술적으로는 대체할 수 있지만, 인간의 생명을 다루거나 사회적·철학적 구조로 인해 사람이 최종 결정을 내리도록 유지되는 직업들입니다. 신부님, 의사, 판사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슈퍼스타 경제 시대, '가장 잘하는 능력'에 집중하라
AGI 시대가 일반화되더라도 변하지 않을 인간의 능력은 바로 '얼마만큼 잘하는지'입니다. 현재의 AI 시대는 슈퍼스타 경제 시스템입니다. 중간 정도의 능력으로는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AI가 중간 정도의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중간인 사람은 필요가 없습니다.
경쟁력 없는 분야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큰 기회비용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경쟁력이 없는 분야에 올인하기보다는, 본인이 뭘 하고 싶은지를 찾아낸 다음 거기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가장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아이들은 학교, 학원, 성적이라는 가상 현실 속에서 자라, 현실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로 성적 위주로만 나아가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성적이 좋다고 해서 의대 진학 외의 선택을 '아깝다'고 생각하는 개념 자체가 AI 시대에는 아무 의미 없는 행동입니다.
세대별 AI 시대 준비 전략 (경험과 여유 자금)
AI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AI를 직접 경험하라 (자전거 타기처럼): AI는 백과사전이나 강연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 타기처럼 직접 경험해야만 익힐 수 있습니다. 챗GPT에게 단순한 질문을 하는 것을 넘어, 복잡한 사무 업무를 시키거나, 바이브 코딩, 나노바나로 만화책 만들기, BO3 같은 도구로 단편 영화 만들기를 시도하며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경쟁은 기계 대 인간이 아니라, "인간과 나보다 AI를 더 잘 활용하는 다른 인간들"과의 경쟁입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경쟁자보다 먼저 써봄으로써 '초격차'를 만들어야 합니다.
2. 돈을 벌어 놓으라 (투자):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투자를 통해 돈을 벌어 놓아야 합니다. 특히 데이터 센터 건설 붐과 관련하여 고성능 변압기, 칠러, 케이블 같은 필수 부품 분야는 투자 거품이 터지기 전까지는 계속될 수밖에 없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세대별 권고 사항:
50대 이상: 큰돈 벌 생각보다 있는 돈을 잘 지키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10대, 20대: AI와 함께 살아야 하므로, 대체되는 사람이 아닌 협업자로서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30대, 40대: 투자를 많이 하여 돈을 벌어 놓아야 하며, 특히 인컴이 없더라도 1~3년 정도 버틸 수 있는 여유 자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합니다.
유토피아에 대한 경계: 인간의 자유와 버킷리스트
우리가 디스토피아를 대비해야 하는 이유는, 유토피아가 오면 감사히 받아들이면 되지만, 아무런 대비 없이 최악의 상황(디스토피아)이 올 경우 큰일이 나기 때문입니다. 마치 사고 확률이 낮더라도 안전벨트를 매는 것처럼, 플랜 B, C, D까지 만들어 놓는 것이 가장 보수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나아가, 김 교수는 AI가 등장한 미래의 유토피아조차 경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계는 우리를 위해 헌신하겠지만, 결국 우리에게 잔소리를 하기 시작하며 우리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통제하려 할 것입니다. (예: 밤 11시에 치킨 주문을 막는 행위). 이는 우리가 영원한 아이가 되는 것을 의미하며, 인간의 자유 중 하나인 '망가질 권리'를 박탈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는 AI가 우리의 행동을 구조적으로 막기 전에, 앞으로 10년 동안 인생에서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를 모두 하라고 조언합니다. 인간은 술도 마시고 진흙탕에서 뒹굴기도 하는 존재인데, AI 시대에는 지나치게 합리적이고 현명한 삶만이 강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