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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ond eyes Mar 06. 2022

효도의 조건 (1)

프롤로그. 30대 금쪽이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 효도의 조건 시리즈 안내
- '효도의 조건'은 30대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청년의 부모 관계에 대한 갈등 과정과 이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연재물입니다.



30대 금쪽이에 대한 처방은 없을까?

국민 육아 멘토 오은영

채널A의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는 유아·청소년기의 자녀를 기르고 있는 부모들 뿐만 아니라 10대는 물론 2030 세대에게까지 인기인 프로그램입니다. 육아 비법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부모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어 전 세대가 함께 보는 교양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입니다. 워낙 다양한 연령대가 보는 프로그램임을 감안해 채널A는 아예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까지 론칭했습니다.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방영하던 시절부터 오랜 팬이었고 그녀의 서적 <화해>까지 읽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기대 이상으로 부모로 받은 상처 내지는 가족 간의 갈등 관계는 성인이 된다고 다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갈등의 형태와 색깔이 어떠하던지 간에 이것이 적절하게 해결되지 못한 상태로 큰 성인은 자신이 영위하고 있는 생활 어느 곳에서 발작처럼 다가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그런 발작 같은 순간들을 객관화하고 마주할 수 있었던 힘과 지혜를 준 <화해>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부모는 아이에게 온 우주 같은 사람입니다. 부모의 첫 번째 조건은 '조건 없이 주는 사랑'이어야 합니다. 이것을 받지 못한 사람이라면 부모가 곁에 있건 없건 불안합니다. 아니, 불행합니다. 
2. 부모에게 사과를 기대하면 안 됩니다. 화해를 받으려고 한다면 더 큰 상처를 받게 될 것입니다. 본질은 지난 세월 동안 가족 구성원으로서 받은 상처를 서로 공유하는, 그 시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3. 그러니 용서를 강요하면 안 됩니다. 인정하지 않는 것? 그것은 부모님의 선택이자 가족 구성원의 선택입니다. 부모를 지나치게 이해할 필요도, 이해했으니 알아달라고 할 필요는 더더욱 없습니다. 그냥 그대로 있어도 됩니다. 
4. 그 화해는 나와하는 것입니다. 속절없이 당했던 나, 스스로를 하찮게 여긴 나라고 생각한 내가 나와 화해하는 것입니다. 
5. 지나온 것에 힘쓰지 마세요. 지나간 것에 매이지 마세요. 


내려놓기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네, <화해>의 본질은 내려놓음입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용서받으려 강요하지 말고, 오직 앞에 벌어진 상황과 현실에 대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나'의 마음뿐이니 나의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만 집중하라고 말이죠. 이것이 다 커버린 금쪽 이를 위한 최선의 처방이자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요. 문제는 가족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내 마음을 다스리고 못났다고 자학했던 나 자신을 학대했던 나를 괜찮다고 위안을 해주어도 이 생각이 무너지는 이유는 가족의 상태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블라인드에서 검색한 '부모님 갈등' 검색 결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만 봐도 종종 부모님과의 갈등 내지는 가족 구성원으로 인한 고민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 고민의 형태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효도관에 대한 갈등, 결혼에 대한 생각 차이, 금전문제로 인한 갈등 등 끝나지 않은 문제로 인해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성인 금쪽이 들이 세상에는 많습니다.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이 고민을 해결하고 위안을 받아야 할까요? 



모든 문제의 시작, 효도의 조건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지만 커뮤니티에 올라온 대부분의 고민은 모두 '기대'의 차이로부터 발생합니다. 자식이기 때문에, 자식이라면 내지는 부모이기 때문에, 어머니·아버지라면 무릇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그래서 저는 이 고민과 갈등의 원인을 '효도의 조건' 차이라고 명명해볼까 합니다. 한낱 직장인에 불과한 제가 감히 상처받고 연약해진 모든 이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결례인지는 알지만, 때로는 특정 개인의 일상과 생각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을 때가 있습니다. 제 사례가 일반화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이 글을 읽게 될 단 1명 만이라도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이 시리즈를 연재하는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얄팍한 지식과 작심삼일 병으로 인해 언제까지 연재가 될지 모르겠지만, 비슷한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로 기록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쯤 힘들어하고 있을 30대 금쪽이, 성인 금쪽이. 

부디 끝까지 힘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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