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마구 퍼올린 마음들이
그렇게 한줌 두줌 나누어졌다.
바가지 한가득 담긴 마음을 마시고자
광장에 갈증난 사람들이 정신없이 앞다퉈 모여들었다.
그런데 마음은 우물이 아니고 탱크 였다.
마음탱크에는 계기판이 없어서
바닥을 보이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
두레박이 거친 바닥을 긁는 소리가
소음처럼 넓게 퍼진다
두레박에는 이제 허공만이 길러지고
심장이 작아졌다.
그제서야 나의 목을 축일 물한잔 조차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목이 마르다는 고백도 하지 못한채
타들어가는 갈증에
고만 마음 자체를 놓쳐버렸었다.
마음은 부도가 나면 회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 파산인에게 꼭 선물해 주고 싶은게 있다.
현란한 사이렌과 시뻘건 경고등이 반짝이는
고성능 초정밀 마음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