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사와 비타민B1
토마토를 채소처럼 섭취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일처럼 섭취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에 해당하는데 어렸을 때부터 토마토에는 설탕을 뿌려먹었고, 마지막에 설탕과 섞인 토마토 주스의 맛을 아직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신경 써주셔서 그냥 흰 설탕, 갈색설탕이 아닌 비정제원당을 사용했었다)
지금도 가끔 그때의 토마토가 생각나면, 토마토를 8조각 내서 설탕을 뿌려먹곤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먹으면 토마토의 비타민이 파괴된다면서 토마토에 설탕뿌리는 것을 거의 죄악시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우선 한 가지 객관적인 사실은 설탕을 분해하는데(정확히는 포도당대사과정에서) 비타민B1이 참여한다는 것이다.
티아민은 비타민B1의 또 다른 이름인데, 체내에서는 조효소 형태인 티아민 피로인산(thiamin pyrophosphate, TPP)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아래 그림에서처럼 해당과정(Glycolysis, 포도당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얻는 과정) 사이사이에 TPP가 관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Mallat Md Phd, Jihad & Lemyze, Malcolm & Thevenin, Didier. (2016). Do not forget to give thiamine to your septic shock patient!. Journal of Thoracic Disease. 8. 1062-1066. 10.21037/jtd.2016.04.32.
우리가 설탕을 섭취하면 포도당의 형태로 바뀌기 때문에 설탕을 섭취해도 비타민B1이 사용된다.
체내에 이미 저장되어 있는 비타민B1이 사용될 뿐, 토마토의 비타민B1이 파괴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러니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먹는다고 해서 토마토의 비타민이 파괴되는 것은 아니니 전혀 염려할 필요 없다.
아침은 나가기 바쁘니 제외하고, 점심이나 저녁에나 과일을 먹을 텐데, 그때 설탕을 좀 뿌려먹는 것과 초콜릿, 사탕, 젤리, 음료수를 즐겨 먹는 것과 어느 것이 더 해로울까.
(애초에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도 그렇게 맛있는 맛은 아니다 보니… 이 조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군것질을 조금은 덜하지 않을까)
마지막 한 가지.
설탕을 뿌려먹는다면 흰 설탕이나 갈색설탕보다는 비정제설탕이 좋다.
비정제 설탕에는 칼슘, 마그네슘, 망간, 철분, 아연 등의 무수한 미네랄이 들어있는 반면, 정제설탕에는 단당류만 남아 있기 때문.
설탕도 갈색설탕, 흑설탕 등 종류가 많은데 여기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