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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기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지금 힘들다면, 당신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by 허지영작가


“기대한 만큼 안 되어도 실망하지 않는 게 진짜 강한 거지.”


드라마 <흑기사>를 보다가 주인공이 던진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누구나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어떤 사람이 강한 사람일까? 남들에게 강해보이는 사람이 강한 사람일까 아니면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강한 사람일까? 시련도 역경도 없이 순탄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강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이런 사람들은 강해질 필요가 없는 환경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환경에 결코 지지 않는다. 반드시 극복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이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를 위해서다. 나는 나를 정말 사랑한다. 시련 속에서 나 홀로 외롭게 허우적거리게 만들고 싶지 않다. 절 망 속에서 나를 일으켜 세워줄 ‘자기애’가 필요한 세상이다.

그동안 나를 성장시킨 것은 나를 둘러싼 시련과 역경이었다. 그것을 통해서 나만의 통찰력을 키울 수 있었고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시련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면 나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앞으로 살아갈 큰 힘을 장착한다고 볼 수 있다. 힘든 인생도 내 삶의 일부분으로 안고 가야한다. 우리는 도전을 통해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한다. 도전을 하지 않는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갈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쓰는 이유는 스스로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하는 나 역시 힘든 상황에 놓여 질 때 어김없이 자존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흔들리고 있는 수많은 여자들을 위해서다.


나의 책을 읽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나 컨설팅을 하면서 그들 역시 힘든 시련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럴 때 가장 먼저 그들을 떠나려고 하는 것이 ‘자존감’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특히 결혼 후 자존감이 떨어진 경력 단절 여성들이 가장 많았다. 나와 비슷한 과정을 겪으면서 살아가는 그녀들을 보고 있으면 여자에게 자존감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들에게 더 큰 용기를 주는 멘토, 자존감을 끌어올려주는 코치가 되어야겠다고 늘 다짐한다. 지금 힘들지만 이 시기를 잘 극복한다면 분명 시련이 곧 선물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준다.

평온할 때가 아니라 전쟁 속에서 영웅이 나오는 법이다. 우리는 고통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나약한 사람인지 강한 사람인지 평상시에는 잘 알 수도 판단할 수도 없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고 했던가. 엄마는 강하지만 엄마가 아니라도 강해질 수 있다. 나 역시 결혼 전에 보기에는 약해빠진 20대 여자였지만 마음만은 강한 사람이었다. 이런 나는 결혼 후 아이를 낳고 더 강해졌다. 내가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이유, 아들이 있기 때문이다.


태어나고 생후 한 달도 되지 않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홀로 외롭게 병과 싸웠던 아들을 떠올리면 나는 어떤 것도 포기할 수가 없다. 하루10분씩 짧은 면회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수많은 눈물을 흘리고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나는 진짜 엄마가 되어갔다. 누구보다 강한 엄마가 되기 위한 시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고통의 시간이 있었기에 아들과 나는 남다른 애착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는 모자사이가 되었다. 사람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 같다. 마치 신이 나를 시험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말처럼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견딜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힘들 때 나만의 치유법이 있다. 혼자서든 아니면 나를 믿어주는 사람을 만나서든 실컷 울어버린다. 내가 원치 않았던 현실을 원망하며 펑펑 운다. 눈물이 많은 편이라서 드라마를 보다가도 남들이 울지 않는 포인트에서도 눈물이 주르륵 흐를 때가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스트레스가 많이 해소되는 느낌이 든다.

중학교 시절 매달 즐겨 읽던 《좋은 생각》이라는 책에서 읽었던 문구가 늘 가슴에 남아있다. ‘눈물로 씻겨 지지 않는 슬픔은 없다’는 말이었다. 그 말처럼 나 역시 살아오면서 눈물로 씻겨 지지 않는 슬픔은 없었다.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고통스런 일을 당하더라도 실컷 울고 나면 냉정한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마음속에 한이 별로 없는 편이다. 그때그때 해소하는 성격에 마음에 앙금을 남기지 않고 털어 내버린다. 내안에 있는 슬픔을 모두 쏟아내고 나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이런 말이 나온다.

“누군가 꿈을 이루기에 앞서, 만물의 정기는 언제나 그 사람이 그동안의 여정에서 배운 모든 것을 시험해보고 싶어 하지. 만물의 정기가 그런 시험을 하는 것은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네. 그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 말고도, 만물의 정기를 향해 가면서 배운 가르침 또한 정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세.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하고 마는 것도 바로 그 순간이지.”

나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그 순간을 견뎌내면 상상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시련이 찾아올 때마다 선물이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그 시련에 지고 싶은 마음이 없다. 현실에 안주하고 두려움에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는 사람과 달리 늘 도전하고 성장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시련이 자주 찾아온다.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장애물이 반드시 생겨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그런 인생을 죽어있는 삶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다양한 체험 속에서 많은 배움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승무원 시험에 유일하게 단번에 합격한 나에게는 다른 사람과는 다른 강도 높은 장애물이 있었다. 최종 면접 전날 불행히도 다리를 다쳐 당일에 붕대를 하고 퉁퉁 부은 다리로 면접을 보아야 했다. 구두를 신고 걸을 수 없는 고통에도 나는 구두를 신고 당당하게 걸어 들어갔다. 1분 전 만해도 구두 속에 발이 들어가지 않았는데 나의 간절함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신은 나에게 기적을 선물해주었다. 그래서 나는 말할 수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꿈은 반드시 현실이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지금 힘들다면, 지금 고통스럽다면 당신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힘들지 않는 인생은 어디에도 없다. 고통 없는 성장 또한 없다. 우리는 고통 속에서 시련 속에서 더 강해질 수 있으며 내면을 단단하게 할 수 있다. 같은 고통이 반복될 때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내면의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다. 긴 인생에서 시련이라는 친구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나를 찾아올지 모른다.


인생에서 고통의 총량은 같다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시련을 많이 만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많이 도전하고 많이 실패하면서 자신의 길을 더 빨리 찾을 것이고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탄탄대로의 길을 걷다가 나이가 많이 들어서야 시련에 부딪히는 사람들은 고통을 감내할 에너지가 적다. 그러니 젊은 사람일수록 많이 도전하고 많이 실패해보아야 한다. 그 어떤 고통에도 지지말자. 나를 이기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지금 힘든 고통을 견뎌낸다면 당신은 반드시 어제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여자의 인생을 바꾸는 자존감의 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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