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문해력 실종, 대화의 감각을 되찾는 법_이승화

치프 이그젝티브 4월호 인터뷰

by 이승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발간하는 매거진 치프이그젝티브 인터뷰를 하고 왔습니다. 많은 CEO분들이 구독하는 매거진이라 그런지.. 품격 있더라고요. 그 매거진에서 직장인을 위한 문해력, 대화의 감각이란 주제로 이야기 나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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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인터뷰 내용 아니겠습니까!ㅎㅎㅎ 우선 질문부터 공유할게요!



1. MZ세대는 직접 대화보다 메신저로 소통하는 것을 더 편하게 여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시나요.


2. 직장 내에서도 세대 간 문해력 격차가 점점 더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3. 최근 전통적인 매체인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이 급격히 줄었지만 전반적인 ‘읽을거리’는 늘어났습니다. 현시점에서 작가님께서 생각하는문해력은 무엇인가요.


4. 잘 알아듣고 잘 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과 문해력의 관련성은 무엇인지요.


5. 대화를 잘 나누기 위한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직장에서 대화의 맥락을 파악하는 팁을 주신다면요.


6. 기업 차원에서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요.


7. 최근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하며 독서 붐이 일었습니다. SNS에서 ‘텍스트힙(Text-Hip)’ 같은 젊은 층의 독서 문화도 확산됐고요. 이 흐름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꾸준한 독서 습관으로 이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8. 앞으로 읽기 코칭 전문가로서 이루시고 싶은 가장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봅시다! 조금씩 줄여서 구성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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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는 직접 대화보다 메신저로 소통하는 것을 더 편하게 여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시나요.



MZ세대가 전화보다 메신저나 DM을 선호하는 현상은 콜포비아(Call Phobia)와 연결됩니다. 전화를 하면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하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텍스트 기반의 소통은 답을 미루거나 수정할 수 있어 부담이 적어요. 그래서 훨씬 편하게 느껴지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화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점점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어요. 소통이 어려운 사람이 많아질수록 기본적인 의사소통만 원활해도 조직에서 인정받고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로 평가 받게 됩니다.


(...)


이것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변화예요. 따라서 의도적으로 대화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서 모임이나 와인 모임처럼 관심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기회를 만들어야 해요.

(...)

직장 내에서도 세대 간 문해력 격차가 점점 더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문해력은 특정 세대의 문제가 아닙니다. 개인별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에요. 한 달에 열 권 이상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 년에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도 있죠. 이 차이가 점점 극명해지고 있어요.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보고서 작성과 이 아니라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 나아가 소통하는 힘이에요. 직장에서도 문해력은 업무 내용을 빠르게 파악하고 보고서와 기획안을 효과적으로 작성하며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는 과정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는 것도 결국 문해력의 일부죠. 이는 곧 업무 효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요.


최근 전통적인 매체인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이 급격히 줄었지만 전반적인 ‘읽을거리’는 늘어났습니다. 현시점에서 작가님께서 생각하는문해력은 무엇인가요.


읽을거리가 많아졌다는 말씀에 매우 공감합니다. 하지만 책이나 신문 같은 전통적인 매체와비교할 때 요즘의 읽을거리는 굉장히 파편화돼 있어요. 맥락이 단절된 상태에서 단편적인 정보가 툭툭 던져지듯이 소비되고 있죠. 그러다 보니문맥을 연결해 숨은 의미를 파악하거나 관계를 이해하고 상대방의 의도나 핵심 메시지를 파악하는 능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저는 영화, 드라마, 광고 같은 미디어를 활용한 문해력 훈련을 강조합니다. 실제로 수업을 진행해 보면 책 한 권을 읽는 것은 부담을 느끼지만 1000자 내외의 짧은 칼럼을 읽고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방식이나 5분짜리 단편 영화나 광고를 분석하는 활동을 하면 훨씬 적극적으로 참여해요. 이렇게 파편화된 읽기에서 출발해 점차 긴 맥락의 읽기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야말로 현대 문해력 교육에서 꼭 필요한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알아듣고 잘 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과 문해력의 관련성은 무엇인지요.


(...)


글자를 읽거나 말을 듣는 것은 인풋, 즉 수용 능력이고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것은 아웃풋, 즉 표현 능력입니다. 결국 문해력은 문자 해독 능력을 넘어 이해하고 사고하고 표현하는 종합적인 종합적인 소통 능력과 직결되죠.


요즘 사람들이 즉각적인 대화를 힘들어하는 이유는 생각을 정리해서 반응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개념이 명확하게 정리되면 버튼을 누르면 말이 나오듯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져요.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고 이해하고 반응하는 모든 과정이 의사소통의 핵심이며 이는 곧 문해력의 확장된 개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가 결국 하나로 연결된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해요.



대화를 잘 나누기 위한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직장에서 대화의 맥락을 파악하는 팁을 주신다면요.



대화는 심리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직장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메시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보다 회사나 상대방에 대한 감정에 따라 의미를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요. 업무에서 오해가 발생하는 것도 단순히 정보 부족 때문이 아니라 감정과 메시지가 뒤섞이면서 생기곤 하죠.


그래서 저는 감정과 메시지를 분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감정이 개입되면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불필요한 갈등이 생기기 쉬워요. 비즈니스 환경에서 한 걸음 떨어져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메타인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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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어휘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IT 업계의 ‘판교 사투리’처럼 특정 산업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나 업무에서 자주 등장하는 한자어를 익혀 두면 소통이 훨씬 수월해져요. 메일이나 메신저에서 모르는 용어가 나오면 바로 찾아보고 회의나 전화 통화에서도 녹음 기능을 활용해 놓친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다만 모든 것을 한번에 이해하려 하기보다 조직과 환경에 적응하면서 점진적으로 익혀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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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차원에서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요.


업무 시간 내에서 자연스럽게 독서를 장려하는 프로그램이 효과적입니다. 점심시간 전후로 30분 동안 진행하는 독서 모임이나 샌드위치를 먹으며 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북 런치’ 활동 같은 것이죠. 바쁜 직장인이 따로 시간을 내 독서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업무 시간에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독서를 업무와 연결하는 것도 중요해요. 예를 들어 팀별로 특정 주제의 책을 읽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북 브리핑’ 시간을 운영하면 독서가 단순한 개인 활동을 넘어 조직 차원의 학습 문화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어렵다면 직원들에게 독서 플랫폼 구독권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에요. 한두 권의 책을 지원하는 것보다 다양한 독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구독권을 지급하면 훨씬 활용도가 높습니다. 기업마다 문화와 산업군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시도를 해보며 조직에 적합한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해요.


최근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하며 독서 붐이 일었습니다. SNS에서 ‘텍스트힙(Text-Hip)’ 같은 젊은 층의 독서 문화도 확산됐고요. 이 흐름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꾸준한 독서 습관으로 이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독서를 습관으로 만들려면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밀리의 서재를 5년 넘게 이용하고 있는데 전자책 덕분에 출퇴근길 같은 자투리 시간을 독서 시간으로 만들 수 있었어요. 오디오북과오디오북과 함께 활용하면 이동 중에도 자연스럽게 독서를 이어갈 수 있고요.


게다가 요즘은 책을 단순히 읽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리뷰를 남기거나 댓글을 달며 다른 독자와 소통하는 커뮤니티 기능도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독서가 개인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더 풍부한 경험으로 확장되는 것이에요.


디지털 독서가 어렵다면 유튜브의 책 소개 영상이나 요약 콘텐츠를 먼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책을 직접 읽는 게 부담스럽다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가볍게 시작해 점점 깊이 있는 독서로 나아가면 돼요.


앞으로 읽기 코칭 전문가로서 이루시고 싶은 가장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대화의 고수나 문해력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해력이 삶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돕고 싶어요. 실질 문맹률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문해력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는 핵심 능력이에요. 제대로 읽고 해석하는 힘이 있어야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복잡한 세상 속에서도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문해력 향상법을 연구하고 더 많은 사람이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꿈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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