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약서에 이름을 적는다.

DMZ

by 마루

서약서에 이름을 적는다.

문장은 짧다.

들어가기 위한 조건은 간단한데,

손끝이 한 번 더 멈춘다.


종이를 건네고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서부터는

그냥 지나가는 길이 아니다.


케이블카 문이 닫힌다.

조용하게 떠오른다.


투명한 유리 안,

몸은 공중에 있고

시선은 아래로 붙는다.


강이 흐른다.


겉은 맑다.

빛이 그대로 비친다.


그 아래

검은 층이 가라앉아 있다.


갯벌의 흑탕물.


앉아 있는 앙금 위로

물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흘러간다.


그물 하나가 물 위에 걸려 있다.


빛을 받아

선이 아니라

덩어리처럼 보인다.


경계가 흐릿해진다.


유리창에 바깥이 비친다.

겹쳐서 보인다.


잠깐,

케이블카가 흔들린다.


작은 흔들림인데

몸이 먼저 반응한다.


손잡이를 잡지 않았는데

잡고 싶어진다.


아래를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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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AI로 블로그 하시면 좋으십니까?" 새벽 다섯 시 사십일 분에 달린 댓글이다. 나는 그 문장을 지우지 않았다. 볼수록 좋아졌다. 화두는 원래 그렇게 온다. 모르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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