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은 나의 콤플렉스 중 하나이다.
내가 가진 나의 콤플렉스는 나이에 비해 성숙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어려 보인다고도 하지만, 나는 그게 나이에 맞는 성숙함이 부족하다임을 안다. 딱히 그렇다고 성숙함을 위해 나를 가꿀 생각은 없다. 내 일상에서 그런 모습이 필수는 아니니까. 조금은 성숙한 차림새를 필요로 하는 자리에는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언젠가 누군가가 내게 말투가 어리다 말했다. 그 말이 어쩐지 머릿속에 남아, 내 말투가 철없어 보이나, 어린애 말투인가 하며 신경이 쓰이더라. 종종 어리지 않은 연예인이나 아이돌들이 어린애 같은 말투를 하는 걸 보면, '몇 살인데 아직도 고등학생 같은 말투야.'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누군가 나를 보고 그렇게 생각하면 어쩌나 하고 말이다.
브런치에 몇 년 동안 글을 써오면서, 종종 댓글로 글이 쉽게 읽힌다며 맘에 든다는 댓글들이 남겨지곤 했다. 칭찬으로 남겨진 말이었지만, 나는 그런 댓글을 보면 내 글이 너무 가벼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어려운 글을 좋아하진 않는다. 추상적인 단어가 연달아 나오고 함축된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도 잘 읽기 못한다. 그럼에도, 쉬이 읽히지 않는 글들은 마치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만큼 생각이 담긴 듯하고 나와는 사유의 깊이가 다른 듯하여 나에겐 선망의 대상이다. 물론 어렵기만 한 글이 잘 쓴 글이 아니란 것 정도는 안다. 그저 어려운 말로 내 생각을 표현할 줄 모르는 나의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선망인 것이다.
내가 운영하는 글쓰기 모임에서 2026년 첫 모임을 가졌다. 한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서로의 글을 읽어보고 의견을 나눴다. 새로 온 분이 있었다. 나와는 완전히 다른 글을 쓰는 분이었다. 그 글이 좋았다 말하진 않겠다. 내가 잘 읽지 못하는 글이었으니까. 하지만 내가 편히 쓰는 나의 글보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마다 더 많은 생각을 담으려 애쓴 글임은 느껴졌다. 그러한 느낌이 또다시 나의 콤플렉스를 건드렸다.
나의 글에 부족함이 많다는 건 안다. 지금의 내가 쓸 수 있는 글을 쓰는데,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에 도달한다. 나는 자연스럽게 읽히고, 문장이 무리 없이 이어지고, 감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글을 써 내려가곤 한다. 그렇게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런 글 밖에 쓰질 못한다.
나는 인디음악을 잘 듣지 못하는 편인데, 주로 가사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익숙한 표현이 아닌, 자기만의 생각을 나열하여 작사한 경우들이 있다. 그런 가사를 쓴 작사가만의 생각을 따라가기 쉽지 않은 때가 많다. 나는 멜로디 속에 자연스럽게 얹어진 가사를 좋아한다. 그렇기에 그런 인디 노래 들 속에서의 가사는 멜로디 위에 가사가 튀었다. 누군가는 이를 새로운 매력으로 좋아하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흐름이 좋았다. 나는 친절한 가사와 친절한 멜로디가 좋았다.
문학에서도 그렇다. 난 친절한 작가들이 좋다. 그렇기에 친절하지 않은 작가의 글을 잘 읽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게 즐기지 못하기에 친절하지 않은 작가의 글도 즐길 수 있기를 꿈꾼다. 이건 어쩌면 나의 욕심이겠지.
나 자신의 글에 대한 콤플렉스의 시작은 내가 글을 너무 쉽게 쓴다는 사실에서도 비롯된다. 이렇게 쉽게 써서는 안 될 것 같으니까 말이다. 나는 말 그대로 생각을, 글을 키보드 위에서 토해내듯 멈추지 않고 써내려 간다. 누군가는 내게 어떻게 그렇게 빨리 쓰냐고 했는데, 나는 이게 마치 '어떻게 그렇게 생각 없이 써?'처럼 들려왔다.
쉽게 써 내려간 나의 글은 나의 콤플렉스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내 글을 쓴다. 이런 나의 콤플렉스가 단순히 “글” 때문임은 아닐 거다. 아마도 문제의 근원은 나 안에 있겠지.
내가 쉽게 글을 쓰는 것은,
어쩌면 하나의 생각에 너무 빠지고 싶지 않은 것일지도.
생각에 매몰되는 것이 두려워서 일지도.
그 두려움을 명확히 알진 못하지만,
이렇게 써내려가는 글 속에서 나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