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해적이에요!

흰 가운 해적과 함께 암과 싸우는 엄마 이야기

카린 쉬히그

그림 레미 사이아르

옮김 박언주

출판 씨드북



우리 엄마는 해적이에요.

엄마가 타는 배 이름은 '무시 무시한 게'에요.

엄마는 동료들과 같이 보물섬을 찾아 벌써 몇 달째 바다를 항해하고 있어요.

"보물섬을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거야, 꼬마 해적."

모험을 막 시작했을 때 엄마는 내게 이렇게 말했어요.

"하지만 우리 해적팀은 힘을 합쳐 똘똘 뭉쳤고,

엄마가 알기로는 선장님도 프로 해적이란다."


훌륭한 해적은 누구나 그렇듯이, 엄마에게도 흉터가 몇 군데 있어요.

"이 흉터는 첫 번째 전투의 흔적이야. 엄청난 폭풍우가 치던 날이었지."

엄마는 가슴 한쪽을 가리키며 살며시 말했어요.


매주 목요일 아침이면 엄마는 아빠와 나를 두고, 배의 밧줄을 푼 뒤,

무시 무시한 게호에 올라타요.

나는 항해를 떠나는 것이 늘 신기하기만 한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난 알아요.

엄마가 동료 해적들과 함께 거대한 파도에 용감히 맞선다는 걸 말이에요.


오늘 저녁, 엄마는 창백한 표정에 지친 모습으로 돌아 왔어요.

"배가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배 멀미를 했거든.

나 같은 초보 해적들이 흔히 겪는 일이야. 항해 초기에는 특히 더 그래."

엄마가 말했어요.

그러곤 화장실로 곧장 달려가 막 토했어요.

엄마는 저녁에도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오늘은 아빠가 우리 배의 요리사에요!

다행히 다음 날 부터는 엄마가 조금씩 나아져요.


엄마는 머리에 예쁜 스카프를 썼어요.

폭풍우가 심한 날에는 스카프의 도움이 얼마나 큰지

다른 해적들이 가르쳐 주었대요.

또 해적들은 머릿니가 생길까 봐 머리를 빡빡 밀어버리는 습관이 있다고

엄마가 설명해요.

하지만 엄마가 보물섬을 발견하고 나면, 스카프를 멋지게 던져 버릴 거에요.


나는 머릿속에 그려봐요.

물보라 속에서 "돌격, 앞으로!"를 외치며 용감하게 적을 물리치고,

대포알을 피해가며 보물섬을 찾아가는 엄마를 말이에요.


가끔 이런 생각도 해요.

'엄마는 육지를 떠날 때 무섭지 않을까?'라고 말이죠.

어째든 해적이 된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엄마는 잠을 오래 오래 자요. 심지어 낮에도 그래요.

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까지 자고 있을 때도 많아요.

나는 그런 엄마에게 물 한 잔을 가져다주는게 좋아요.

그러곤 엄마랑 나는 함께 건배해요.

"꼬마 해적을 위하여!"


어제 엄마가 말했어요.

드디어 보물섬을 발견했다고요.

출렁이는 바다 저편에 아주 쪼끄마한 육지 하나가 보였대요.

"이제 섬이 머지 않았고, 정말 마지막 항해만 남았다고 선장님이 말씀하셨단다."


오늘 엄마는 환한 미소와 함께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 왔어요.

"꼬마 해적, 엄마가 드디어 보물섬에 상륙했단다.

이제 엄마의 모험은 다 끝났어!"


우리 엄마는 이제 스카프를 쓰지 않아요.

무시 무시한 게호에서 내려, 동료 해적들과 헤어졌지만

엄마는 쉽게 잊지 못할 거래요.

"우리 모두 정말 잘 싸웠어."


엄마의 흉터는 아직 남아 있지만,

안색도 돌아왔고 머릿결도 되찾아 진짜 건강한 해적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