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12.13.일. 어머니 자매들)

9남매 어머니 자매들 이야기...

50여년 모셔온 조상님 제사...

더 올 사람없다고...

밤 9시경부터 할아버님 제사상을 차려서...

10시경 아버님을 모시고...

제사를 올렸습니다...


기본만 한다 해도...

혼자서 준비하시는 제물준비가...

점점 노쇠해지시는 몸으로 쉽지않으셨겠지요...


늦은 시간...

제물들 정리하여 냉장고에 넣고 현관에 내다 놓으시고...

제기들 씻어서 널어 말리고 뒷정리 하신 다음...

음식냄새 밴 당신 몸 씻으시고 방에 들어가시는 소리를 듣으며...

시계를 보니 12시가 가까웠습니다...


다음날...

훤하게 날이 밝았는데...

어머니 기척이 없으셔서...

곤하게 주무시는가 싶어 조심스럽게 산책에 나섰지요...


30여분 산책을 다녀오니...

아침 준비하시며 어제 뒷마무리을 하시고 계셨습니다...


말씀들이 없으신 부모님...

담담하게 짧은 아침식사를 하고...

서울 올라갈 채비를 하셨지요...

몇일전부터 준비하신 보따리를 이것저것 현관으로 내놓으시네요...

쌀이며 김치며 제과점 빵에 제사 음식까지...


서울 삼성 암병원에 수술후 입원하신...

이모부님 병문안을 가시는 길이십니다...

제가 동행하지 안으면...

그 짐들을 들고 이고 차를 서너번씩 갈아타시고 다녀오셨겠지요...


어머니와 서울 나들이...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서울에 50여년 사시다 고향에 낙향하셨어도...

적적한 시골...

늙은이들만 있는 고향...

말동무들 변변치 않다고...

서울집 관리하신다는 핑게로...

이모님들 보고 오신다며...

한달에 두어차례 서울을 다녀오시곤 하시지요...

일흔을 훌쩍넘긴 동생들인 이모들에게 줄 것 매번 바리바리 싸들고...


"첫째 이모부도 그렇게 직장암 수술후 1년만에 보내고

초상집에 가서 내가 참으로 많이 울었단다.

동생의 남편으로

나하고 말동무가 되어 힘든 세상 동생네 의지하며 살아 왔는데

좋은 세상 다 못누리고 고생만 하고 가서 눈물이 많이 나더구나.

그런데 둘째 이모부도 똑같은 병이라니 참으로 기구하고 불쌍하지~"...

"........."...

"젊어서 한창 때

9남매중 그래도 이모부 두집하고 우리집이 또래도 비슷하고 해서

잘 어울려 다녔지

그 어렵던 시절, 촌에서 올라온 이모부들

찌져지게 가난해서 대학다니면서

점심을 굶고 다녔다는구나"...

"........."...

"어려운 수술했다고 하는데 언제 갈지 모르는 사람

죽어서 찾아가면 뭐하냐?

살아서 찾아봐야지"...

"........."...

"그렇게 자수성가하여 대학교수까지 했으면 난 사람이지

네 이모도 억척스럽게 남편 수발했고

한 겨울에 전원주택이라고 초대하길래 갔더니

얼마나 춥던지 기름값 아낀다고 보일러를 안때더구나"...

"........."...

"그렇게 안쓰고 아껴모아 부자 됐지

그렇게 부자면 뭐하냐?

몸이 저 모양인데~"...

"........."...


그렇게 1시간여를 달려...

병원에 도착하였지요...

6인실의 병동...

덥수룩한 수염에 초췌해지고 많이 불편한 모습의 이모부님...

어머니와 저를 보시고 눈물이 그렁그렁하셨습니다...

수술을 11시간...

콩팥 절개 5시간, 직장 수술 6시간...

이모님께서 피를 말리는 시간이셨다고...

이제야 웃으면서 얘기하시지만...

얼마나 힘든 시간이셨을지 짐작이 가더군요...


수술하신지 1주일여...

진통제 맞아가며 침대에 기대어 앉으셔서 어눌하게 말씀을 하시는데...

가슴이 많이 아파서 무슨 말을 드려야할 지 몰랐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신 어머니와 이모님...

그 어렵던 수술 상황을 이야기 하시더군요...


30여분 앉아있다...

밤새 간호하신다고...

어제 저녁부터 못드셨다고...

가까운 첫째 이모님댁에 가셔서...

몸도 씻으시고 식사도 하시고 잠도 주무시겠다기에...

모시고 나오며...

어머니께서 봉투를 내미십니다...

"액땜하셨다고 생각하시고 몸 간호 잘 해요. 잘 드시고~"...


30여분 달려 첫째 이모님댁에 도착...

이른 점심을 많이도 준비해 놓으셨더군요...

첫째 이모님도 경험하신 일을...

더더욱이 동생이 격고 있으니...

더 안스러우셨겠지요...

"환자도 환자지만 간호하는 사람이 잘 먹어야 된단다"...


세자매가 밥상머리에 앉으셔서...

우애좋게 얘기하시는 이야기를 한참을 듣고 있었습니다...

서로 챙겨주시고 걱정하시는 모습에서...

피를 나눈 자매라는 것이 저런 것이구나 싶었지요...


"큰 얘야~ 나는 이모들이랑 여기서 하룻밤 자고 내일 이모부 더 보고 내려갈란다.

너 먼저 가거라."...


집으로 운전해 내려오며...

'삶과 죽음'...

'형제자매지간의 우애'에 대하여...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어머니께 받으신 봉투에 더 넣으셔서...

첫째 이모님댁으로 가는 차안에서...

제게 봉투를 건내주시던 둘째 이모님...

"내가 용돈 한번 못 줬지 않니, 애들 갔다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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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부모님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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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의 커다란 우리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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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주고...

한겨울에도 푸르름을 자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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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의 붉은 겉껍질이...

비늘 벗겨지듯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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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바닥에 쌓이는데...

매년 겨울 초입에 하는 행사로...

부피생장으로 허물을 벗는 듯합니다...

옥죄고 있는 허물을 벗어 던져야...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으니...

사람도...

자기만의 아집과 교만에서 벗어나...

주기적으로 환골탈태할 필요가 있겠지요...

'겸손으로 가는 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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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답지 않은 계절...

비가 많이 오고...

날씨가 따뜻하니...

내년 봄에 싹틔울거라고...

꽃양귀비 씨를 미리 뿌려 놓으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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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싹이 나와 어쩌면 좋으시냐는 어머니...

사람이나 식물이나...

때 모르고 섣불리 일을 범하면...

낭패를 보는 것이다 싶습니다...

'얼어 죽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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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듯...

수선화도 움을 틔우니...

안탑깝습니다...

그 영양분...

그 에너지...

그 노력...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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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 암병원에 암수술후...

입원해 계신 둘째 이모부님...

어머니께서...

병문안 가신다고...

어제 할아버지 제사후...

이렇게 바리바리 음식챙기셔서...

집을 나서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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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차로 안모셔 드렸으면...

이 짐들을 이고 들고 버스를 서너번씩 갈아 타시고...

다녀오셨을 듯...

"첫째 이모부도 그렇게 암으로 보내고

문상가서 내가 많이 울었단다.

친구처럼 동생의 남편 벗하며 살아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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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남 5녀 9남매...

둘째 이모부 암수술로 병간호 하신다고...

고생하시는 동생을 위해...

시골서 바리바리 음식 해오시고...

서울 집에서 음식 해놓으신 첫째 이모님...

동생분에게 이것저것 많이들 챙기십니다...

피붓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겠지요...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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