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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환 Mar 03. 2024

글을 써야만 했던 이유

사람들은 다들 글을 쓰고 싶어한다. 특히 주변의 책을 좋아하는 분들은 한번쯤 글을 써보고 싶다고 말을 한다. 나의  처음 목적은 책써보기였다. 그래서 "나도 회사 다니는 동안 책 한 권 써볼까"라는 책도 사서 보기도 했다. 말이야 쉽지, 모니터 속의 백지를 채우기는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만 하고 접었다가 과거의 나에게서 해답을 찾았다.


사람들은 상황이 변할 때 적응을 하려 한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또 대학교로 넘어갈 때마다 주변환경과 친구관계가 달라진다. 나의 경우 늘 소심한 성격으로 친구관계를 잘 쌓지 못했고, 늘 몇 명의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서 점점 바뀔 수 있었다. 그렇게 대학생이 되고 바뀌었다고 생각했던 내 성격은 변하지 않았고 첫 등교하는 초등학생처럼 주변 사람들을 무서워 했다. 집에 들어오면 늘 내가 문제고 내가 뭘 어떻게 해야했고... 등의 늪에 빠져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몇 달의 시간을 보냈다. 

나는 그 때마다 생각을 글로 썼다. 뻔한 이야기지만 답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노트에 썼다. 그냥 안맞는 사람이라고, 그 말이 중요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글로 쓰면서 내 마음을 다스리려 했다. 웃긴건 이 상황이 매번 반복되었고 각자 다른 노트 어딘가에 적혀 있다. 군대에 들어갔을 때, 다시 복학생이 되었을 때 그리고 취칙, 첫 사회에 발을 들였을 때. 매번 달라졌다고 생각하다가도 다른 상황이 되면 안에 숨어있는 내가 나와서 마음 안쪽 깊은 곳으로 데리고 갔다.


나는 글을 썼던 이유는 살기 위해서였다. 나에게서 빠져나오기 위해 그래야만 했다. 그 즈음 읽었던 책이 "몸에 밴 어린시절"이었다. 내재적 자아, 즉 과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나에게는 그 것이 정답과도 같았고, 본능적으로 그러기 위해 노력해왔다. 누구에게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나에게 표현해야 한다. 내가 선택한 방식은 글이다. 지금은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리가 된 상태이다. 그럼에도 특정 상황을 글로 쓰려하면 그 때의 기억이 돌아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올라온다. 아직 정리가 안된 기억도 많다는 것을 그때 느낀다.


지난번 독서모임에서 글모임을 한 적이 있었다. 주제, 형식, 양 상관없이 한 번 써서 공유해보자!라는 마음가짐의 모임이었다. 책 서평, 소설, 에세이(요리, 여행, ...) 등 여러 형식과 주제의 글을 볼 수 있었다. 개인주의라고 해야할까, 나는 내 이야기가 아니면 글을 쓰기 힘든 사람이다. 종종 시를 쓰기도 하는데 그 것조차 내가 담기지 않은 것이 없다. 글의 목적이 "나"가 아닐 수 있다는 것에 나름의 충격을 받았다. 재미가 될 수 도 있고 아니면 남을 위한 글일 수도 있겠다.


나는 글을 써야만 했다. 이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가볍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그게 혼자 쓰는게 아닌 온라인에 글을 쓰게 된 동기가 되었다. 잘 쓰지 못할 걸 알기에 편하게 가볍게 써나가겠다.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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